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이 토종 공격수 차지환, 신호진을 필두로 개막 후 귀한 첫 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OK저축은행은 29일 경기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4~25시즌 도드람 V리그 KB손해보험과 홈경기에서 KB손해보험을 세트스코어 3-1(25-22 25-19 21-25 25-21)로 제압했다. 개막 후 2연패를 거듭하며 고전했던 OK저축은행이 귀한 첫 승을 토대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차지환과 신호진이다. OK저축은행은 최근 외국인 선수 루코니와 아시아쿼터 장빙롱의 부진으로 공격에 아쉬움을 드러냈었는데, 이날은 루코니 대신 차지환을 투입하면서 공격력을 대폭 끌어올렸다. 차지환은 팀 내 가장 많은 26득점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공격성공률도 55.81%를 기록하며 대활약을 펼쳤다. 오기노 마사지 OK저축은행 감독 또한 경기를 마친 뒤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이에 대해 차지환은 "연습에서는 공을 잘 못 때려서 감독님이 (나를) 못 믿으셨던 것 같다"고 웃으며 "시합에서는 달라질 수 있다고 했고, 실제 잘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실전에 대한 부담감, 긴장감 때문에 경기력이 떨어졌었는데, 지금은 긴장감이 도리어 더 힘을 내게 하는 것 같다"며 "덕분에 시합 때 더 잘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호진 또한 대각에서 날아오르며 19득점을 기록, 공격성공률도 51.43%에 달했다. 두 선수가 성공적인 공격을 퍼부으면서 4세트에서는 한때 외인 선수가 둘 다 빠지기도 했다. 신호진은 "누가 들어가도 똑같은 배구를 하는 게 우리 팀의 컬러"라며 "용병이 들어오든 아니든 원팀으로 충실하게 하다 보면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게 오늘 경기에서 잘 들어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미겔 리베라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시즌 초반부터 어수선한 분위기를 맞은 KB손해보험은 마틴 블랑코 감독 대행 체제로 부지런히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지만, 여전히 공격이나 수비 등에서 많은 틈을 드러냈다. 현재 남자부에서 개막 후 3연패는 KB손해보험이 유일하다.
이날 외국인 선수 비예나가 홀로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29득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했지만, 팀의 승리를 견인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전역 후 곧장 코트에 투입된 나경복도 3세트부터 살아나며 13득점을 기록했지만, 범실이 7개 달해 아쉬움을 남겼다. 팀 전체로도 범실이 24개로, OK저축은행(14개)보다 10개나 더 많았다. 블랑코 감독 대행은 경기를 마친 뒤 "사이드 아웃이나 블로킹에서는 상대 팀보다 좋았다"면서도 "리시브가 불안했던 모습들이 많아 굉장히 아쉽다"고 털어놨다.
한편 같은 날 열린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과 페퍼저축은행전에서는 흥국생명이 세트스코어 3-1(23-25 27-25 25-20 25-15)로 역전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