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귀화한 베트남 출신 여성 A(39)씨는 올해 5월 남편을 잃었다. 친구와 주먹다짐 끝에 상처를 입은 남편이 끝내 사망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올해 수능을 치르는 고3 아들을 생각하며 온종일 공장에서 일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갔다. 정부가 범죄 피해자나 그 유족들을 지원하는 제도가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러던 그에게 먼저 손을 내민 이들은 청주지검 범죄피해자보호지원팀이다. 검찰은 범죄피해자 구조금 지급 대상자를 전수조사하던 중, A씨 사례를 발견했다. 청주지검 오복술(49) 범죄피해자보호지원팀장은 A씨가 외국인 출신이라 구조금 등 지원 제도를 알지 못해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이라고 의심해 전화했지만, 온종일 공장일로 바빴던 A씨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간신히 통화가 이뤄져 지원 제도를 안내했지만,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았던 A씨는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
결국 오 팀장은 9월 베트남어 통역인을 대동해 충북 진천시에 있는 A씨 자택을 찾았다. 밤늦게까지 A씨에게 구조금 제도를 설명했고, 그 자리에서 구조금 신청을 받았다. 범죄피해구조심의회도 잇달아 두 차례 열고 △유족구조금 약 1억3,200만 원 △장례비 500만 원 △치료비 196만 원 등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구조금 신청부터 지급 결정까지 2주밖에 걸리지 않았다.
대검찰청은 범죄 피해자 유족 지원에 적극적으로 발벗고 나선 오 팀장 사례 등 4건을 '3분기 인권보호 우수사례'로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형사1부(부장 정혁준)는 미성년 자녀들을 성폭행하고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한 부모 사건에서 가해자 친권을 상실시키고 후견인을 지정하는 등 즉각적인 법률 지원을 진행해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피해자 재판 진술권을 보장하고 심리 치료를 지원한 울산지검 공판송무부(부장 이대성), 장애인 노동착취·폭행 방지를 위해 관내 장애인 노동자 보호 실태를 점검한 대구지검 안동지청(지청장 엄재상)도 우수사례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