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을 소개해주는 데이팅 앱에서 범죄대상을 물색한 뒤 가짜 투자리딩방으로 유인해 수십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범죄단체조직,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조직원 23명을 검거해 이 중 총책 30대 A씨 등 18명을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캄보디아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한국, 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상담원을 모집해 피해자 61명으로부터 65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해외자본이 유입돼 현지 경찰들도 단속이 어려운 점을 노려 카지노 건물을 통째로 사들였다. 이곳에 대포폰과 대포통장 등을 완비한 콜센터와 숙소를 마련한 뒤 총책, 관리책, 상담원 모집책, 상담원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했다. 이들은 각종 데이트 앱을 통해 자산이 많은 40대 이상을 먹잇감으로 삼았다. 상담원들은 최소 일주일에서 길게는 두 달 동안 대화를 나누며 피해자들의 관심사를 파악한 뒤 가짜 투자 사이트로 유인해 투자금과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가로챘다. 투자에 관심이 없는 피해자들에게는 몸캠 피싱(신체 불법 촬영 협박)을 통해 돈을 뜯어내기도 했다. 검거된 조직원들은 가명과 텔레그램을 쓰고, 합숙생활을 하며 서로 개인 활동을 제한하는 등 규율을 만들어 현지 경찰과 국제 공조 수사망을 피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로맨스스캠과 투자리딩방 수법이 결합된 신종 사기로, 전기통신을 이용한 금융사기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한 사례”라며 “SNS 등 비대면으로 주식 투자 등을 권유하며 투자금을 입금 받는 경우 100% 사기라는 인식을 가져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