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이 나섰다... 與 중진들과 한동훈 직격 "운동권 프레임 휘말려"

입력
2024.10.29 11:33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과 함께 한동훈 대표를 견제하는 취지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오 시장이 '비(非)한동훈’ 깃발을 들고 본격적 세력화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 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5선 중진 권영세·김기현 의원은 이날 서울의 한 식당에서 조찬 모임을 갖고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5선 나경원 의원은 조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을 거론하며 “야당이 정권 쟁취에 몰두해 특검에 전념한다 해서 여당마저 흔들리면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향해 김건희 여사 문제 해소를 위한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특별감찰관 임명 등을 요구한 것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의 방탄을 목적으로 사법부를 겁박하고 탄핵으로 권력을 찬탈하려는 ‘운동권 정치’의 프레임에 말려드는 결과를 빚고 있다”고 직격했다.

다만 이들은 윤 대통령을 향해서도 “책임감과 자신감으로 돌아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국정의 발목을 잡는 현안 해결에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모임의 한 참석자는 본보 통화에서 “친윤석열계 모임이 아니라 중진 소장파 모임이다”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오 시장이 잠재적 차기 대권 경쟁자인 한 대표의 움직임에 자극을 받아 본격적인 중앙 정치 행보에 나섰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공동 성명 전문
< 정치란 무엇인가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당을 오래 지켜온 중진들이 모여 정국을 진단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로 돌아가야 할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모았습니다. 정치의 본령은 국민을 위한 ‘공동 번영’, 즉 ‘함께 잘사는 세상’을 이루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정치가 국민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정치하는 사람들로서 송구한 마음과 함께 깊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대한민국은 강대국 패권 경쟁과 동시다발 전쟁으로 백척간두에 서있습니다. 민생 현장에서는 경제 침체의 그늘에 직면한 국민들이 애타게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는 이를 뒤로 한 채 정쟁과 분열의 권력정치 늪에 빠져 있습니다. 우선 국정을 담당한 정부여당의 책임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국리민복을 책임진 세력 내에서 대통령과 당 대표의 내분만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참으로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로 인해 당 대표의 방탄을 목적으로 사법부를 겁박하고 탄핵으로 권력을 찬탈하려는 ‘운동권 정치’의 프레임에 말려드는 결과를 빚고 있습니다. 야당이 정권 쟁취에 몰두해 특검에 전념한다 해서 여당마저 흔들리면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입니다. 더 이상의 혼란은 없어야 합니다. 보수정당답게, 여당답게 중심을 지켜야 합니다. 국민이 맡긴 권력 앞에서 우리는 한없이 겸손해져야 합니다. 그리고 지적으로 도덕적으로 우리는 분투해야 합니다. 우리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할 때 “The buck stops here” 곧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선언한 깊은 책임감과 당당한 자신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그때 의 책임감과 자신감으로 돌아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국정의 발목을 잡는 현안 해결에 앞장서 주시길 바랍니다. 당은 국민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일에 매진해야 합니다. 이 정부가 지난 정부의 오도된 국정을 바로잡아 추진하는 정책을 적극 뒷받침하면서 현안 해결에서도 갈등 심화가 아닌 당 안팎의 중지를 모으기 위한 소통에 나서주시길 바랍니다. 이를 통해 야당을 압도하는 민생과 혁신, 통합의 정책으로 고통받는 국민에게 희망을 드려야 합니다. 지금의 정쟁에 ‘국민의 삶’은 없습니다. 최고 권력자 주변에서 발생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지만, 정치권이 그 문제에만 매몰돼 본질을 소홀히 하면 국가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하기 전에 정부여당다움을 회 복해야 합니다. 통합의 정신과 합리적 대화의 복원에서 길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도 공동의 번영을 위한, 여당다운 모습을 찾아가는 길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권영세 김기현 나경원 박형준 오세훈 (이상 가나다순)


이성택 기자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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