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돌봄의 날'(10월 29일)을 맞아 '돌봄노동자 권리보장법'이 발의됐다. 돌봄노동자는 병원, 요양원, 보육시설 등에서 일하며 어린이와 노인, 환자의 일상을 돕는 사람으로, 현재 150만 명가량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거동이 어렵거나 의사소통이 힘든 이들을 상대하면서 고된 노동과 부상 위험을 호소하고 있다. 또 대부분 일터에서 휴식 시간이 분명치 않고 휴식 공간이 따로 없어 휴식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29일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돌봄노동자 권리보장법은 국가와 지자체가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과 돌봄서비스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책을 수립하고, 실태 점검을 통해 3년마다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고용노동부에 '돌봄노동자 처우개선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다. 아울러 법안에는 △돌봄노동자의 최소 노동시간(주 20시간) 및 적정임금 보장 △이용자 사정으로 근로시간 단축·중단 시 대기수당 지급 방안도 담겼다.
한국노총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 시민·노동 단체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금까지의 돌봄정책은 그때그때의 양적 대응에 치중한 나머지 돌봄노동의 가치 인정과 노동자의 권리 보장에 소홀했다"며 "돌봄노동의 중요한 주체인 요양보호사만 해도 자격 보유자 75%가 활동하지 않아 수급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우리나라는 간병살인, 간병파산, 간병지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간병 문제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번 법안이 반드시 통과돼 돌봄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체들은 향후 돌봄기본법 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돌봄기본법은 국가가 추진하게 될 돌봄정책의 기본원칙과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돌봄노동 가치 인정, 돌봄노동자의 지위·권리 보장과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며 "돌봄노동자의 보편적 권리 확대를 위한 기본법 제정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