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과거 김 여사를 언급하며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에 개입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통화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김 전 의원이 자신의 공천 결과를 미리 알았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확인됐다.
28일 김 전 의원의 회계담당자였던 강혜경씨 측이 기자들에게 공개한 명씨와 강씨 간 통화 녹음 파일에 따르면 명씨는 2022년 5월 2일 강씨에게 전화를 걸어 "여사님 전화 왔는데, 내 고마움 때문에 김영선 (공천) 걱정하지 말라고 내보고 고맙다고. 자기 선물이래"라고 말했다.
통화가 이뤄진 시점은 2022년 6월 보궐선거 창원의창 지역구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 공천 발표가 이뤄지기 8일 전이다.
당시 명씨는 강씨에게 "하여튼 입조심해야 된다. 안 그러면 난리 뒤집어진다. 다른 사람들 초조하다 안 하나"라며 보안 유지도 당부했다.
공천 발표 하루 전날 김 전 의원이 자신의 공천 사실을 미리 알았던 것으로 보이는 듯한 녹취도 공개됐다. 2022년 5월 9일 김 전 의원과 강씨의 통화에서 강씨가 "대표님 축하드립니다"라고 하자 김 전 의원은 "무슨 축하 그런 소리 하지 마. 아직 모른다고 해야 돼"라고 답했다.
김 전 의원은 그러면서 "명 사장도 얘기 안 하는 것이 (낫겠다). 나보고 입도 뻥긋하지 말라고 그러면서 또 얘기했구나. 다들 걱정들 하니까 입단속 좀 시키고"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다음 날인 10일 국민의힘 창원의창 지역구 후보로 공천을 받았고, 6월 보궐선거에 당선됐다.
최근 폭로에 나선 강씨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를 위해 2021년 4월부터 대선 직전인 2022년 3월까지 81차례에 걸쳐 여론조사를 진행했는데, 명씨가 그에 대한 보답으로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왔다고 주장해 왔다.
강씨가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보낸 입장문에 따르면 미래한국연구소는 대선 당시 여론조사 비용 3억7,520만 원 중 2억2,700만 원을 당시 경북의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출마를 희망했던 A, B씨로부터 공천을 대가로 받았다. 공천에 실패한 A, B씨가 상환을 독촉했고, 김 전 의원이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 선거 보전비용 등을 포함해 마련한 금액으로 두 사람에게 각각 6,000만 원씩 지급했다고 강씨 측은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