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프한 외관, 세련된 내부, 탁월한 성능...'픽업트럭 끝판왕'은 더 멋있어졌다

입력
2024.11.19 13:00
18면
쉐보레 콜로라도 시승기
2019년부터 수입 픽업트럭 1위 지킨 강자
3세대 완전 변경 모델 3,000만 원 인상에도
출시 하루 만에 초도 물량 '완판' 큰 인기


기아 타스만의 등장으로 픽업트럭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실 그동안 픽업트럭은 일부 마니아층의 독특한 취향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국내 캠핑 인구가 70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자유롭게 큰 짐을 실을 수 있고 카라반, 트레일러 등을 끌고 어디든 갈 수 있는 힘 좋은 픽업트럭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쉐보레 픽업트럭 콜로라도는 그동안 국내 수입 픽업트럭 시장의 대장 역할을 해왔다. 2019년 이후 변함없이 수입 픽업트럭 부문 1위 자리를 지켜왔고 매년 수천 대 이상 꾸준히 판매된 스테디 셀러다. 7월 3세대 완전 변경 모델이 나오자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역시 뜨거웠다. 기존 모델 대비 3,000만 원가량 가격이 올랐음에도 출시 하루 만에 초도 물량 400여 대가 완판됐다.

최근 쉐보레 콜로라도 3세대 모델을 직접 타볼 기회를 얻었다. 미디어 시승을 통해 서울부터 경기 남양주시까지 차량을 몰고 도로 주행을 진행했고 남양주 문안산에 마련된 오프로드 코스를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시승 모델은 Z71 트림이었고 가격은 7,279만 원이다.



우람한 외형에 실내는 반전 매력


올 뉴 콜로라도를 마주한 첫 느낌은 굴곡진 근육질 몸매를 매끈하게 다듬은 트랜스포머 로봇 같았다. 특히 보닛과 옆선, 앞 얼굴 등이 이전 모델보다 훨씬 올록볼록 각진 디자인이 강조돼 시선을 끌었다.

옆면을 보면 올 뉴 콜로라도의 가장 큰 변화가 느껴진다. 2세대에 비해 차체 길이·폭·높이는 15∼20㎜ 정도 늘었는데 휠베이스(축간 거리)는 무려 79㎜ 길어져 한눈에 봐도 매끈하게 빠진 몸매를 자랑했다. 타이어를 감싼 펜더가 특히 높게 올라가 있는 것도 눈에 띄었다. 쉐보레 관계자는 "현재 장착된 18인치 타이어뿐만 아니라 타이어 크기를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키울 수 있게 디자인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내에선 반전 매력이 느껴졌다. 거친 외관과 다르게 내부는 아늑하고 세련된 느낌이 들었는데 시트에 앉아 잠시 둘러보니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탄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11인치 대형 클러스터와 11.3인치 중앙 터치스크린이 나란히 배치됐고 동그란 모양의 에어컨 송풍구, 빨간색 포인트 스티치가 젊고 스포티한 느낌을 줬다. 터치스크린 하단에는 공조, 통풍·온열시트, 음량 등을 조절할 수 있는 물리 버튼이 있어 사용이 편리했다.



적절한 승차감...오프로드에서 발휘되는 파워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밟아봤다. 큰 몸집 때문에 묵직하게 가속도를 쌓아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꽤 민첩하게 치고 나갔다. 변속도 큰 거슬림 없이 부드럽게 이뤄졌고 무엇보다 너무 딱딱하지도 너무 물렁하지도 않게 설정된 승차감이 편안하고 인상적이었다. '트럭'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올 뉴 콜로라도에는 이전 세대보다 다운사이징 된 2.7리터(L) 직분사 가솔린 터보 엔진이 들어있다. 하지만 오히려 40% 향상된 최대토크 54kg·m의 성능을 발휘하고 최고 출력은 314.3마력에 달한다.

오프로드에 들어섰다. 비 온 뒤 젖은 흙길에서 조금씩 속력을 높이는데도 힘든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경사 10도에 가까운 가파른 오르막 구간에서는 오히려 강력한 토크를 체감할 수 있었다. 뒤로 밀리는 느낌 없이 가벼운 몸을 갖춘 듯 가뿐하게 뛰어올랐다.

주행 모드 중 '험지모드'를 활용하면 어려운 지형을 통과할 수 있게 차가 스스로 도와준다. 오프로드를 경험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비포장도로에서는 매끈한 도로와 달리 바퀴가 지면에 닿는 면이 다르게 나타난다. 이때 콜로라도는 좌우 바퀴에 걸리는 접지력에 차이가 심하게 발생하면 차동 기어를 잠그는 록업 기능도 갖췄다. 안정적 승차감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언더보디 캠·힐디센트 컨트롤 등 첨단 사양 적용


차체 밑을 비추는 언더보디 카메라도 신기했다. 이를 켜면 화면에 자동차 아래 지형과 풀, 나뭇가지 등이 놓인 모습이 나오는데 바닥에 놓인 장애물을 손쉽게 피해 갈 수 있다. 만약 카메라에 진흙이 튀어도 카메라 세척 버튼을 누르면 워셔액이 분사돼 다시 깨끗한 화면으로 장애물을 확인할 수 있다.

경사진 내리막길이 길게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힐 디센트 컨트롤'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다. 이 기능은 시속 1㎞ 단위로 운전자가 원하는 속도를 설정하면 일정 속도로 산을 타고 내려올 수 있는 기능이다. 다리에 힘을 주고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편하게 내려올 수 있어 좋았다.



콜로라도가 픽업트럭인 만큼 적재함의 특징도 살펴봤다. 적재함에는 트럭 위로 쉽게 오르고 내릴 수 있게 도와주는 리어 범퍼 코너 스텝이 적용됐고 어두운 곳에서 적재함을 비추는 카고 램프, 파워 아웃렛 등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특수 코팅한 적재함 바닥은 미끄럼·부식이 방지된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적재함을 열 때는 느리게 문이 작동해 끼임 사고를 방지할 수 있게 했다. 이 차량은 최대 3.5톤(t)의 견인력을 갖춰 카라반, 수상 스포츠 도구 등도 문제없이 끌고 달릴 수 있다고 쉐보레 관계자는 강조했다.


남양주= 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