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출연자들의 숨겨진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MBN '특종세상'이 거짓 방송 논란에 휩싸였다. 수차례 출연자들의 내부 고발이 이어진 만큼 이번 논란은 많은 이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2012년 첫선을 보인 '현장르포 특종세상'은 MBN의 최장수 프로그램이다. 과거 이색적인 사연을 갖고 있는 비연예인들을 다뤘다면 수년 전부터는 스타의 인생을 조명하기 시작했다. 특히 현재 대중에게 잊혀진 이들이 다시 카메라 앵글에 서면서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기도 했다. 다만 최근 출연자들이 직접 방송 속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면서 거짓 방송 논란이 일었다. 박연수는 송종국 편 녹화 당시 PD가 딸과 아들에게 멘트를 시켰다는 취지의 내용을 SNS에 공개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듀엣 량현량하의 량하가 제작진이 불화설을 조장했다고 분노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달 방송분에서는 '뚝딱이 아빠'로 알려진 코미디언 김종석이 등장해 커피로 미국 시장에 도전했다가 22억 원의 빚을 졌고, 총 부채가 100억 원에 달한다고 고백했다. 사업 실패로 거액의 빚을 지게 된 김종석은 현재 아내와 별거 중이며, 일을 마친 뒤 허름한 모텔에 들어가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방영 1개월 만에 '사노라면'에 출연한 김종석은 경기도 인근에서 대형 카페 3곳을 운영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전체 자산이 500억 원이라고 밝혔다. 상반된 두 모습에 대해 시청자들은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고 김종석은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채무 100억 원은 자산 500억 원의 20%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또한 당시 방송에 나왔던 숙소는 제작진이 미리 잡아놓은 허름한 모텔이며, 잠옷 러닝셔츠 차림에 라면을 끓여 먹는 장면도 연출이었다고 고백했다.
논란이 크게 일자 MBN 측은 "'특종세상' 편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사노라면'을 통해 해당 내용을 보강 취재해 방송했다"라면서 김종석이 출연한 '특종세상'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과거 SBS '골때리는 그녀들'은 조작 논란에 책임 프로듀서 및 연출자를 교체했고 징계 절차를 밟았다. 또 TV조선 '아내의 맛'은 비슷한 논란으로 인해 결국 프로그램이 폐지된 바 있다.
방송사나 제작진 입장에서 출연자의 입맛대로, 원하는 방향성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억지 감동, 신파를 부여하기 위해 가짜를 진짜처럼 포장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특종세상'이 그간 부정적인 영향만 남겼던 것은 아니다. 배우 임영규는 전 재산을 탕진한 후 교회 청소부로 살고 있는 근황이 조명됐고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가족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2022년 '특종세상'에 출연한 이상보는 마약 투약 혐의로 긴급 체포됐으나 무혐의 결과만 통보받았을 뿐 경찰의 무리한 수사에 사과받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특종세상'이 억울함을 적극적으로 밝힐 수 있는 창구가 된 것이다. 또 그룹 제국의 아이들 출신 김태헌은 방송을 통해 8년째 연락 두절이 된 누나를 찾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결국 제작진에게 필요한 것은 책임감 있는 태도와 출연자와의 긴밀한 소통이다. 가령 더크로스 김혁건은 제작진이 자신의 동의 없이 신체 사진을 방송에 내보냈다고 토로했는데 이는 제작진이 보다 섬세하게 출연자의 입장을 고려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다. 긴 시간 프로그램을 이어온 만큼 '특종세상'이 추구하는 방향이 앞으로 더 진실되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