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오송 참사’가 발생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오는 31일 완전 개통된다. 사고가 발생한 지 472일 만이다.
충북도는 궁평2지하차도 안전 공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31일 오후 10시를 기해 전면 개통한다고 28일 밝혔다. 도는 지난해 7월 침수 사고 직후 이 지하차도 430m를 포함, 오송 1교차로~옥산 신촌 2교차로구간 4㎞ 양방향 도로를 폐쇄했다.
안전·보강 공사를 진행한 도는 애초 지난 6월말 이 지하차도를 다시 개통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유가족과 시민단체들이 보다 철저한 안전 시설을 요구함에 따라 재개통을 보류하고 추가 보완 공사를 벌여왔다. 와중에 추석 명절을 앞둔 지난달 지하차도 왕복 4차로 중 양방향 중앙 1차로를 부분 개통한 바 있다.
지하차도는 안전·보강 공사를 통해 비상대피시설이 확충되는 등 안전성이 크게 향상됐다. 지하차도 침수 때 탈출용으로 쓰일 핸드레일(구명봉)을 기존 2,400m에서 8,315m로 3.5배 늘렸다. 핸드레일 간격도 어린이가 쉽게 이용하도록 기존 2단에서 6~13단으로 늘렸다.
비상사다리 설치 간격은 기존 25~50m에서 12.5m로 촘촘하게 조정했다. 이에 따라 비상사다리 총 수는 42개에서 100개로 늘었다. 수난인명구조함은 기존 12개에서 26개로 2배 이상 늘렸다.
지하차도 양측 출입구에는 차량 진입 차단 시설을 설치했다. 이 차단 시설은 지하차도 내 수위가 15㎝를 넘기면 자동으로 차단봉이 작동한다.
궁평2지하차도는 지난해 7월 15일 침수로 14명이 숨진 참사가 발생한 현장이다. 이곳은 청주와 세종을 잇는 4차선 자동차 전용도로로, 하루 이용 차량이 1만 대에 달하는 곳이다. 사고 후 이 지하차도 폐쇄로 많은 차량들이 오송 시내로 우회하면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올해 1월 인근 궁평 1교차로를 거치는 우회로가 임시 개통했지만, 교통 불편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김봉수 충북도로관리사업소장은 “유가족·생존자협의회, 시민단체의 안전성 문제 제기로 안전 시설을 추가로 설치하고 정밀한 안전 진단을 진행하느라 재개통이 예정보다 다소 늦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