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의대생 '조건 없는 휴학 승인' 요구에 백기 드나

입력
2024.10.29 11:15
"상황 계속되면 의대생 집단 유급 위기"
전날 국립대 총장들 건의 수용 여부 고심

내년 초 수업 복귀를 조건으로 의대생 휴학을 승인하겠다던 교육부가 조건 없는 휴학 허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생들의 대규모 유급·제적 우려에 대학들이 의대생 휴학 승인 여부를 대학 자율에 맡겨달라고 요구하자 수용 여부를 고심하는 모양새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전날 국가거점국립대학교총장협의회(국총협)가 건의한 ‘의대생 휴학 자율 승인 허용‘ 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총협은 “지금처럼 의정 대립과 의대 학사 차질이 계속된다면 국민 건강을 책임질 의료 인력 양성 체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의대생들의 큰 피해가 예견된다”며 “의대생들이 개인적 사유로 제출한 휴학원을 대학별 여건에 맞춰 승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대학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9개월째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이 올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복귀하지 않는 상황에서 휴학 승인을 하지 않으면 집단 유급 및 제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대다수의 의대 학칙에 따르면 1, 2학기 미등록 시 내년 초 자동 제적된다.

교육부가 지난 6일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을 발표하면서 내년 초 수업 복귀 의사를 밝힌 의대생에 한해 조건부로 휴학을 승인해 주도록 했지만, 의대생들은 여전히 조건 없는 휴학 승인을 요구하고 있다.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는 대한의학회와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도 ‘조건 없는 휴학’을 참여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교육부를 압박하고 있다.

교육부는 불과 6일 전인 23일까지만 해도 동맹휴학은 불가하며 내년 1학기 복귀를 전제로 한 휴학 승인 방침을 강조했다. 다만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대생 휴학 승인 요구 관련 질의에 “개별 대학과 접촉하고 있고,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단체와도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입장 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강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