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흥행 보증수표'인 KIA와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으며 경기장 입장권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KIA가 1승만 더 거두면 7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정되면서, 눈앞에서 우승 순간을 보기를 간절히 원하는 팬들로 인해 5차전 '암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급기야 장애인이 아니면 구매할 수 없는 휠체어장애인석까지 암표로 나돌고 있다.
KIA가 지난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을 가져가며 시리즈 스코어가 3-1로 벌어졌다. 7전 4선승제인 한국시리즈 특성상 한 경기만 더 이기면 정규리그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통합 우승을 확정 짓게 된다.
그렇다 보니 팬들의 5차전 입장권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는 상황. 2차 티켓 거래 서비스인 티켓베이에 따르면 현장의 열기를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응원지정석(K8석)은 30만 원부터 50만 원까지 가격이 형성돼 있었다. 응원단상이나 통로와 가까운 자리일수록 가격이 더욱 올라가는 형태다. 해당 구역의 정가는 4만5,000원이다.
또 다른 인기 구역인 테이블석(정가 인당 9만5,000원)은 인당 60만~100만 원을 웃도는 가격이었다. 개인 간 거래는 제재가 불가능하다. 지난 9월 27일 시행된 국민체육진흥법은 매크로를 활용해 입장권 등을 부정판매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매크로를 활용하지 않은 개인 간 거래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매크로 프로그램이란 단순 반복 작업을 자동 프로그램으로 만든 소프트웨어로 온라인 티켓 예매나 투표·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결정 등에 악용되고 있다.
문제는 휠체어장애인석·동반인석(정가 2만 원)도 암표 대상에서 피해 갈 수 없다는 것이다. 티켓 예매 시 '비장애인 휠체어 이용자는 발권 불가', '증빙서류 없을 시 입장 불가' 등의 안내 문구가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2차 판매 시장에서 10만 원대에 버젓이 재판매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동네 중고 거래 앱인 당근마켓과 같은 커뮤니티에는 '함께 입장할 휠체어 이용자를 찾습니다' 혹은 '휠체어 동반인석 판매합니다'라는 내용의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 표를 양도하는 게 아닌, 처음부터 웃돈을 주고 재판매할 목적으로 예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매년 포스트시즌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자 문화체육관광부는 프로스포츠 온라인 암표 신고를 받고 있다. 그러나 프로야구가 역대급 흥행 열기를 띠는 만큼 단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