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은 산모의 호르몬 변화를 유발할 뿐 아니라 일상생활 변화에 따른 큰 심리적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국내에서 출산 후 우울감을 경험하는 산모는 5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치료해야 하는 산후우울증의 유병률은 12.9%로 알려졌다. 그러나 산후우울증 관련 전문적인 진료를 받는 비율은 1~2%에 불과하다.
- 산후우울증의 증상은.
“산후우울증은 출산 후 4주 이내에 시작되는 우울한 기분과 일상 활동에 흥미가 떨어지는 게 대표적인 증상이다. 불면, 무기력, 식욕 저하, 집중력 저하, 과도한 죄책감 등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자살 충동이 들 수도 있다.”
- 왜 나타나는가.
“산후우울증 발생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 출산 후 여성호르몬 급감, 유전적 요인, 사회적 요인이 있다. 병원에서는 여러 요인들을 확인하고 산후우울증을 진단하기 위해 문진, 과거력 조사, 사회력 조사, 혈액검사, 척도검사 등을 시행한다.”
- 일시적인 우울증과 산후우울증의 구분 방법은.
“출산 후 일시적으로 기분 저하를 느끼는 일은 흔하고 정상적인 일이다. 이를 ‘베이비 블루스’라고 한다. 베이비 블루스는 출산 후 2~5일 정도에 우울, 슬픔, 짜증, 불안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산후우울증과 비슷하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이 적고 대부분 2주 이내에 호전된다. 출산 후 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치료를 요하는 산후우울증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과거 우울증 병력은 산후우울증 발생에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이다. 과거 우울증 병력이 있지만 임신 중 치료받지 않은 산모의 절반 이상에서 우울증이 재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산후우울증 증상이 경미하다면 단기간의 심리치료 등 비약물 치료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증상의 심각도가 중등도 이상이면 약물 치료를 고려한다. 약물 치료로는 주요 우울장애의 일차 치료제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를 먼저 고려한다. SSRI 약제는 모유를 통해 영아에게 전달되는 양이 미미하거나, 전달되더라도 주요한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아 수유 중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하거나 자살충동이 있다면 항우울제와 함께 도파민을 조절하는 항정신제 복용을 고려한다. 산모와 영아의 안정을 위해 입원치료를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