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해외 시장에 출시한 엔씨소프트의 '쓰론 앤 리버티(TL)'가 출시 초기 접속자를 대거 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국내에서의 부진을 딛고 해외에선 출시 한 달째 주요국에서 플레이 및 구매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탈(脫)리니지를 노리는 엔씨는 TL을 최근 독립 스튜디오 체제로 탈바꿈한 뒤 첫 타이틀로 낙점해 글로벌 지식재산(IP)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30일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TL은 1일 아마존게임즈를 통해 해외에 출시한 후 누적 이용자 400만 명을 넘었다. 세계 최대 유통망 '스팀'에선 매출 기준으로 출시하지 않은 중국과 엔씨 자체 서비스인 한국을 제외하고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5위 권을 유지 중이다. 스팀 이용 실적을 집계하는 스팀DB에 따르면 TL은 매출 순위 기준으로 출시 첫 주 3위, 2주 차 5위, 3주 차에 2위를 기록했다. 동시 접속자 수는 출시 직후 최대 33만 명을 찍은 후 조금씩 줄지만 매출 순위는 오히려 오른 것이다.
다만 TL이 초기 인기를 장기간 이어가려면 충실한 서비스와 꾸준한 업데이트가 필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TL 같은 부분유료화(F2P) 게임은 초기에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좋지만 오랫동안 머물게 하면서 매출로 연결시키려면 그만 한 이유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TL을 해외 서비스 중인 아마존게임즈는 비슷한 다중 이용자 접속 롤플레잉(MMORPG)인 '뉴 월드'와 '로스트아크'도 10월 중 신규 콘텐츠를 공급해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엔씨는 TL 제작팀을 독립 스튜디오로 개편하며 대응에 나섰다. 21일 조직 개편을 하면서 개발진 일부를 자회사로 쪼개 특정 게임만 전담해 개발하는 스튜디오를 세우기로 했는데 첫 사례로 낙점된 것이 TL이다. TL의 개발을 총괄한 최문영 캡틴이 '스튜디오 X'로 알려진 새 회사 대표를 맡고 조직은 TL의 장기 운영과 향후 업데이트 등을 전담한다.
엔씨는 그동안 개발진을 본사 내부에 머무르게 하는 '인 하우스' 운영을 고수해 왔다. 넥슨·크래프톤·넷마블 등 다른 국내 게임사들이 스튜디오를 자회사로 분리 운영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방식은 게임의 외형적 완성도는 끌어올렸지만 다양한 작품을 빠르게 제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의 인 하우스 운영은 리니지 시리즈 등 비슷한 스타일 게임이 연속 성과를 낼 때는 긍정적인 것처럼 보였지만 매출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조를 낳아 신선한 시도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독립 스튜디오 체제로 엔씨 본사는 체질을 개선하고 개발진은 매출에 신경 쓰는 대신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