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임금근로자 10명 중 4명 이상이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제 근로와 같은 불완전한 고용형태에 놓인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불완전한 일자리를 기피하는 청년들은 취업도, 구직도 하지 않게 되면서 '쉬었음' 인구 또한 연쇄적으로 늘고 있다.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올해 8월 20대 임금근로자 338만9,000명 중 비정규직은 146만1,000명으로 43.1% 비중을 차지했다.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역대 8월 기준 최대치다. 정규직(192만9,000명)이 200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도 처음이다.
인구감소 추세를 고려해도 비정규직은 꾸준히 증가한 반면, 정규직은 줄었다. 2014년 8월과 비교하면 10년 새 20대 임금근로자는 4만5,000명 늘었지만, 그중 정규직은 34만6,000명 감소했다. 이에 반해 비정규직은 39만2,000명 증가했다.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도 당시(32%) 대비 11.1%포인트 뛰었다.
정부는 핵심 취업 연령대인 20대 후반 고용률(73%)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점을 들어 고용 상황이 긍정적이라는 입장이지만, 비정규직이 견인한 것으로 나타나 고용의 질이 악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20대 임금근로자 중 시간제 근로자는 81만7,000명으로 10년간 비중이 12.4%에서 24.1%로 약 2배 늘었다. 올해 5월 청년층 부가조사에선 첫 일자리가 1년 이하 임금근로 일자리였던 청년 비중도 31.4%로 집계 이래 최고 수준이었다.
비정규직 중 근로형태를 자발적으로 선택했다는 응답(66.6%)이 역대 가장 높다는 것을 근거로 "원하는 시간대에 일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이는 전체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한 조사로, 60세 이상의 공공 직접 일자리가 고용 증가를 이끄는 상황을 고려할 때 청년층에 일반화하기 어렵다.
20대 쉬었음 인구가 43만8,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4%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일자리에 대한 청년층의 불만족을 유추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정부의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 촉진방안' 조사에서 쉬었음 청년들은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움'(33%)을 가장 큰 사유로 꼽았다. 경력직을 찾는 기업과의 '미스매치'에도, 불완전한 일자리에 뛰어드는 것은 저어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일자리가 부족한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일자리가 족족 불안정한 일자리밖에 없는 것이 문제"라며 "고용 보장이 안 되고 정규직과 차별이 큰 데다, 미래를 설계하긴커녕 당장 생계를 영위하기도 어려운 일자리가 대다수"라고 짚었다. 그는 "청년이 '할 만한' 일자리로 전환하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