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이란을 겨냥해 이스라엘이 벌인 3차례 연속 공습에는 최신예 전투기 F-35는 물론 급유기와 정찰기, 무인기(드론) 등 항공기 100여 대가 일제히 동원됐다. 첫 공습으로 이란의 방공망과 레이더를 우선 파괴한 뒤, 2·3차 공습을 연달아 감행했다. 피해 규모는 제한적이었지만 압도적인 항공 전력 격차를 확인해준 작전이었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자평했다.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를 전후해 이스라엘 공군 조종사들이 F-15, F-16, F-35 등 전투기에 올라타 직선 거리로 약 1,600㎞ 떨어진 이란을 향해 출격했다. 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181기를 날린 데 대한 보복 작전, '회개의 날(Days of Repentance)'이 개시된 시점이다.
첫 번째 공습은 이날 오전 2시 15분쯤 이란 수도 테헤란과 인근 곳곳을 겨냥해 이뤄졌다. 먼저 방공망·레이더 기지를 무력화, 후속 공격을 위한 길을 터주는 작업이었다. 이후 오전 3시 30분쯤 이란 남서부의 탄도미사일 생산 기지 등을 겨냥한 두 번째 공습이 시행됐다. 그다음 세 번째 공습까지, 테헤란과 남부 후제스탄주·서부 일람주 등에서 군사 기지 약 20곳이 공습을 받았다. 일출 직전인 오전 6시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임무를 완수했다"며 전투기 귀환 사실을 발표했다.
이스라엘에선 작전 성공을 자축하는 분위기다. TOI는 "피해 규모로 보면 다소 제한적일 수 있지만 중요한 건 허약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에게 전하는 메시지"라며 "이스라엘은 전략적 요충지에 도달할 수 있고 원하는 곳을 타격할 수 있지만 테헤란은 방해할 능력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번에는 군사 시설이었지만 다음에는 언제든 핵 또는 석유 시설을 때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취지다.
반면 이란은 이스라엘의 작전 능력을 평가절하하고 있다. 이란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전투기가 이라크에 있는 미군 테러리스트가 통제하는 구역을 이용해 이란 국경에서 100㎞ 떨어진 곳에서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적기가 이란 영공을 넘지는 못했다'는 취지다.
실제 최단 거리로 비행한다면 이스라엘 전투기는 요르단·이라크 또는 시리아·이라크 영공을 지나야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스라엘이 주변국에 영공 사용을 통보하지 않고 작전을 강행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IDF는 구체적인 비행 경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