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이혼 판결문 '새로 고침' 정당했나... 대법원이 구체적 심리한다

입력
2024.10.27 12:22
심리불속행 기각 기간 26일에 지나가
수치 수정이 판결에 영향 줬는지 검토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재판부가 선고 이후 판결문을 경정(수정)한 것을 두고, 대법원이 △단순한 기록 오류였는지 △아니면 판결의 영향을 미칠 만한 치명적 오류였는지를 가리기 위한 구체적인 심리에 들어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가 심리 중인 항소심 판결문 경정 판결에 대해 최 회장 측이 제기한 재항고 사건 심리불속행 기간이 전날 경과했다. 대법원은 하급심 결정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접수 4개월 이내에 추가 심리 없이 심리불속행 기각해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사건 재항고에선 심리불속행 기간 안에 별도의 기각 결정을 내리지 않았는데, 이것은 판결문 수정 부분을 구체적으로 심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혼 항소심을 맡았던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 김시철)는 5월 30일 최 회장의 재산 중 1조3,808억 원을 노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그 뒤인 6월 17일 판결문 일부를 수정했다. 당시 재판부는 최종현 선대회장(최 회장 부친)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 대한텔레콤(SK C&C 전신)의 주식 가치를 '100원'에서 '1,000원'으로 고치며 판결 경정 결정을 내렸다. 이게 변경되면서 1998년부터 2009년까지 회사 가치 상승분도 355배가 아닌 35.6배로 수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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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항소심 재판부는 '1조3,808억 원'이라는 재산 분할액 결론은 바꾸지 않았다. 항소심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단순 오기에 불과하다고 본 것이다. 반면, 최 회장 측은 '치명적 오류'라며 반발해 재항고했다. 최 회장 측은 SK 성장과 관련해 최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기여분을 토대로 재산분할액을 산정한 것이라면, 전제가 되는 숫자가 틀린 경우 결론 역시 달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혼 본안 소송 상고심은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가 심리 중이다. 이 사건 심리불속행 기한은 다음 달 8일까지다. 이때까지 기각 결정이 나지 않는다면, 대법원은 해당 이혼 소송에 대한 여러 쟁점을 두고 구체적인 심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근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