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 군산상일고, 동창 야구대회 3연패...누적 장학금만 9,000만 원

입력
2024.10.27 10:31
군산상일고, 대구상원고에 8-1 승리
MVP 문용두, 오상민 호투에 2회 빅이닝
우승 장학금 3,000만 원 받아 모교 전달
이만수, 김성한, 양준혁 등 레전드 출전
"동문 만남의 장소, 내년에도 이어지길"

'역전의 명수' 후예들이 고교동창 야구대회 3연패 위업을 이뤘다.

김성한 감독이 이끄는 군산상일고(전 군산상고)는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노브랜드배 고교동창 야구대회 결승전에서 대구상원고를 8-1로 꺾고 3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군산상일고는 장학금 3,000만 원을 받아 모교 후배들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

역전의 명수 DNA를 가진 선배들이 2022년부터 이 대회 3연패를 이뤄내며 매년 장학금 3,000만 원씩 챙겼고 누적 장학금만 총 9,000만 원에 달한다. 준우승 학교인 대구상원고에는 1,500만 원이 주어진다. 선배들이 흘린 땀의 결실은 학생 야구 선수들을 위해 쓰인다.

1~2회 우승 멤버들의 위용은 여전했다. 군산상일고는 2회초에 '빅이닝'을 만들며 초반부터 승기를 잡았다. 선두 타자 김성주의 좌익선상 2루타에 이어 6번 차정국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고 7번 왕양훈이 좌중간을 가르는 선제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이어진 1사 3루에서는 9번 노원만이 1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이후 1번 박준영의 안타와 2번 김도훈의 몸에 맞는 볼로 연결된 만루에서는 3번 김유석이 1타점 좌전 적시타, 4번 이우근이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6-0을 만들었다. 또 1사 2·3루에선 김성주가 외야 희생 플라이를 날려 1점을 추가했다.

주도권을 잡은 군산상일고는 3회초에도 1점을 보태 8-0 리드를 잡았고, 대구상원고는 4회말에 터진 양준혁의 우월 솔로 홈런으로 1점을 만회했다. 올해 대구상원고는 2년 연속 결승전에서 패한 아픔을 갚기 위해 전력을 보강했지만 결국 추가점을 내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군산상일고는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상(MVP)과 우수투수상을 수상한 문용두와 좌완 오상민의 역투로 팀 승리를 지켰다. 대구상원고 출신 레전드 이만수 전 SK 감독은 마지막 이닝 2아웃에 대타로 나가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2차례 도루를 성공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군산상일고의 3연패를 지휘한 김성한 감독은 "선수들이 평소 동호인 야구를 꾸준하게 하면서 몸 관리를 잘했던 것이 큰 원동력"이라며 "학교뿐만 아니라 군산시민, 동문들이 많은 후원을 해주셨다. 이런 분들의 공헌도가 정말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대구상원고가 올해 와신상담해 전력 강화를 했지만 우리가 2회초에 7점을 뽑아냈다. 그 때 승부가 결정이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가 막강한 멤버로 열심히 잘했지만 우리 선수들이 동요되지 않고 자기 몫을 충분히 잘했기 때문에 좋은 일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2022년 시작된 이 대회는 올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등록된 18개 고교와 15개 일반 고교를 포함해 총 33개 팀이 출전했다. 모교의 영예를 걸고 출전하는 대회인 만큼 한국 야구의 레전드 선수부터 프로 선수보다 더 열정적인 동호인 선수까지 모교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 입고 그라운드에서 뜨거운 열정을 쏟아냈다.

동문 선수들은 앞으로도 이 대회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군산상고 시절 역전의 명수 주역 중 한 명인 이성일 전 전북도의회 의원은 "전국에 있는 동문들에게 이 대회는 만남의 장소가 된다"며 "노브랜드에 큰 고마움을 느끼고 있고, 전국에 이마트와 노브랜드 매장이 없는 곳이 없는데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김지섭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