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양궁 배운 류승룡 "'아마존 활명수'는 운명" [인터뷰]

입력
2024.10.31 21:48
류승룡, 전 양궁 국가대표 진봉 역으로 활약
진선규 향한 애정 "눈만 봐도 아는 사이"

배우 류승룡이 믿고 보는 코미디 연기로 돌아왔다. '극한직업'에 이어 다시 한번 그와 진선규의 호흡을 담아낸 '아마존 활명수'다. 때마침 취미로 양궁을 즐기고 있었다는 류승룡은 이 작품이 운명처럼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는 류승룡의 영화 '아마존 활명수' 관련 인터뷰가 진행됐다. '아마존 활명수'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구조조정 대상인 전 양궁 국가대표 진봉(류승룡)이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과 신이 내린 활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 제대로 한 방 쏘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활극이다.

'아마존 활명수'의 운명적 만남

류승룡은 '극한직업' '인생은 아름다워'로 함께했던 배세영 작가와 '아마존 활명수'로 재회했다. 그는 '아마존 활명수'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나를 염두에 두고 쓰셨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류승룡은 "배세영 작가의 시나리오와 내가 추구하는 것이 비슷하다. (배 작가의 작품에는) 발칙함에 현실감을 녹인 영화적 엉뚱함이 있다. 시원한 카타르시스도 존재한다. '인생은 아름다워'에도 남편의 반전이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류승룡이 '아마존 활명수'를 더욱 '운명'처럼 느낀 이유는 타이밍 때문이다. 류승룡은 때마침 양궁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최종병기 활'로 국궁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아들과 (양궁을) 취미로 배웠다. 양궁의 이로움이나 룰에 대해 알고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을 때 '아마존 활명수'가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좋았다. '아마존 활명수'가 운명처럼 다가왔다"고 전했다.

'아마존 활명수'로 다시 만난 배우들

'극한직업'으로 호흡한 진선규와의 재회를 이뤄냈다는 점에서도 '아마존 활명수'는 류승룡에게 큰 의미를 갖는다. 류승룡은 "진선규와는 눈만 봐도 아는 사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선규는) 공을 마음껏 던질 수 있게 하는 포수 같은 존재다. 애드리브로 넘어질 때도 '잡아줘' 한 적이 없다. 안 잡아줬으면 사고였을 텐데 잘 잡아주더라. 그런 게 호흡이라고 생각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고경표와 염혜란의 존재 역시 '아마존 활명수'를 빛냈다. 류승룡은 고경표에 대해 "'육사오' 보면 코미디를 너무 잘한다. '7년의 밤' 때는 집중하는 모습이 있었다. ('아마존 활명수'에서는) 코믹 연기가 너무 좋더라"고 말했다. 염혜란과 관련해서는 "전작('인생은 아름다워')에 아내의 친한 친구로 나왔다. 잠깐이지만 만났는데 이번에 같이 하게 돼서 너무 영광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류승룡이 추구하는 '양질의 웃음'

많은 코미디 작품으로 사랑받은 류승룡은 '닭강정' 공개 당시 한동안 코미디 연기를 쉬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코미디가) 에너지 소비가 어마어마하니 당분간은 쉬겠다고 말씀드렸던 거다. 하지만 또 건강한 웃음을 찾아가게 될 것 같다. 양질의 웃음을 추구하는 연기 인생이 되지 않을까. 아무것도 안 하는데 웃기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류승룡에게 '아마존 활명수'는 어떤 의미로 남게 될까. 그는 "이 작품에는 내 가치관과 현실적인 모습도 녹아 있고 지향하는 부분도 담겨 있다. '아마존 활명수'가 어드벤처도, 서스펜스도 있는 코믹 활극이지 않나. 내게도 그런 여러 의미가 응축돼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언급했던 건강한 양질의 웃음을 찾아가는 여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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