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선거 막판 유세전을 도울 천군만마를 잇따라 얻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가 각각 경합주(州) 조지아와 미시간에서 후보와 동반 출격해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 유세 무대에선 팝스타 비욘세가 올라 노래를 부른다.
해리스는 대선 12일 전인 2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대도시 애틀랜타 교외 클락스턴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합동 유세를 벌였다. 미국 첫 흑인 대통령과 첫 흑인 부통령이 나란히 무대에 선 것이다. 퇴임한 지 7년 넘게 지났지만 연설을 워낙 잘해 여전히 대중적 인기가 높은 오바마는 지난 10일부터 경합주를 돌며 해리스 지원 유세를 벌이고 있다.
이번 순회 유세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오바마의 신랄한 비난이다. 이날도 오바마는 트럼프를 “자신의 문제를 끊임없이 불평하는 78세의 억만장자”로 규정한 뒤 “그가 너무 자주 미친 듯 행동해 사람들이 더는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정도가 됐다”고 저격했다.
해리스는 2008년 대선 당시 선거운동을 하며 오바마와 인연을 맺었다. 이날 오바마는 “내 친구이자 차기 미국 대통령”이라며 해리스를 소개했고, 무대에 오른 해리스는 오바마와 포옹하고 맞잡은 손을 들어 올렸다.
목표는 투표 독려였다. 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의 투표율은 역사적으로 백인보다 낮았다. 게다가 최근 흑인 남성의 이탈 조짐까지 보인다. 조지아의 흑인 비율(33%)은 미국 전체(14%)보다 훨씬 높다. 해리스는 “민주주의는 상태가 아니라 행동”이라며 “조지아여, 우리는 이제 행동할 때”라고 호소했다.
26일 유세의 지원군은 오바마 배우자인 미셸 오바마 여사다. 해리스와 미셸은 사전투표가 주 전역으로 확대되는 그날 미시간에서 지지층과 부동층을 상대로 투표 참여를 부탁할 예정이다. 미셸은 “해리스를 위해 무엇이라도 하라”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찬조 연설 당시 자신의 주문을 실천하게 된다. 미셸에 대한 대중의 호감은 한때 그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도 거론됐을 정도다.
그사이(25일) 해리스는 적진(敵陣)이나 다름없는 텍사스주 휴스턴을 찾는데, 이곳이 고향인 비욘세도 함께한다. 유세 무대에 올라 공연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해리스는 비욘세의 노래 ‘프리덤(Freedom)’을 캠페인 테마곡으로 정해 가수 허락하에 행사나 광고 등에 써 왔다. 비욘세는 미국에서 테일러 스위프트와 함께 영향력이 가장 큰 ‘슈퍼스타’로 꼽힌다.
해리스 부통령은 ‘비욘세 동행’ 유세에서 임신중지(낙태)권 지지 연설을 할 예정이다. 텍사스는 해리스 캠프가 ‘임신중지 금지의 진원지’로 부르는 곳이다. 응급 상황이 아닐 경우 강간이나 근친상간도 임신 6주 이후 금지의 예외가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