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막바지에 접어든 25일에도 여야는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난타전을 이어갔다. 야당은 서울 한남동 관저 호화 시설 논란과 총선 공천 개입 의혹 등을 파고들며 '김건희 때리기'에 화력을 쏟아부었고 여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법리스크로 맞불을 놨다. 다음 달 1일 예정된 대통령실 국감이 '김 여사 의혹'에 대한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날 법무부와 감사원 등을 대상으로 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국감에서는 윤 대통령 부부가 머무는 한남동 관저 내부에 사우나실, 드레스룸 이외에 김건희 여사 전용 호화시설이 추가로 들어섰다는 주장이 새롭게 제기됐다.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저 내부 사적인 공간에 그 내용을 알면 온 국민의 염장을 지를 만한, 김 여사만 사용하는 호화시설이 있다는 내용이 감사 회의록에 들어가 있다고 한다"며 "이게 알려질까 무서워 회의록 공개를 못 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감사원은 야당의 지속적 요구에도 관저 이전 비리 의혹 관련 감사 회의록 공개를 결사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재해 감사원장은 "(회의록에서) 그런 내용을 본 기억이 없다"거나 "용도를 따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야당에선 "아방궁이 따로 없다" "부실감사로 눈감아주기냐"며 비판이 나왔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공개 못 하는) 신비로운 공간이 뭔지 궁금하다. 정권이 몰락할 만한 사실이 드러날까 두렵다는 반응도 있다"며 "명품방인지, 미용방인지, 주술방인지 (확인하기 위해) 최소한 감사원 회의록을 봐야겠다"고 회의록 공개를 거듭 압박했다.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불기소 처분한 것을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작전 세력으로부터 매도 지시가 있은 지 7초 만에 김 여사 계좌에서 거래가 이뤄진 점에서 사실상 통정매매(담합해 주식을 사고파는 행위)로 볼 수 있다"며 검찰의 봐주기 수사를 비판했다. 김 여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으며 "윤석열 정권은 오브(of) 더 와이프, 바이더(by) 와이프, 포(for) 더 와이프 정권"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의 논리대로라면 검찰이 이재명 대표의 휴대전화와 주거지를 압수수색하지 않은 것도 문제 아니냐"고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부각하며 반격에 나섰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야당은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물고 늘어졌고, 여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의 '불법 숙박업 의혹'으로 맞불을 놓으며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