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한군 러 파병 대응책 머리 맞댄다…한미 SCM 개최

입력
2024.10.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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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공조 방안 심도 있는 논의 예상
미 대선 前 강력한 한미동맹 메시지
방위비 분담 결과 평가, 일체형 확장억제 강화 논의도

한미 국방 수장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공식화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공동 대응책을 논의한다.

국방부는 25일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30일 미국 워싱턴에서 제56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양국 국방 및 외교 분야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북러 군사협력 심화에 대한 양국 공동 대응 방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정부 대응책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정부는 북러 군사협력의 진전 추이에 따라 모니터링단 파견부터 공격 무기 지원까지 단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야당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외교 참사"로 규정하고, 거센 비판을 가하고 있다. 전날 국방위 국정감사에서는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신원식 안보실장에게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엄중한 사안인 만큼 양국 장관 사이에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양국의 공조 방안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양국 공조 방안의 방향이 설정되면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혼란도 잦아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SCM이 김 장관 취임 후 첫 미 국방장관과의 대면 회의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트럼프 리스크'의 현실화가 판가름날 미국 대선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 열리는 회의라는 점도 공교롭다.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한미동맹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국방부 관계자는 "특히 미국 국내 정치와 무관하게 한미 동맹은 굳건하게 유지돼야 한다는 양국 정부의 공통된 인식이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국 장관은 이번 회의 이후 이달 초 합의한 2030년까지의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결과에 대한 평가도 내놓을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시작전권 전환의 합의 내용도 포함될 공산이 크다. 이 밖에도 양국 국방장관은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 및 연합방위태세 강화 △국방과학기술 및 방산협력 △한미일 안보협력 △인태지역 안보협력 등 다양한 의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이번 출장 중 유무인복합체계 연구기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한미동맹 70년을 맞아 채택한 한미동맹 국방비전의 핵심 중 하나는 과학기술동맹"이라며 "이번 SCM을 계기로 과학기술 및 방산 협력에 대한 양국 국방부의 조율된 입장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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