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에게서 4년간 21억 빼돌린 '간 큰' 비서, 징역 5년

입력
2024.10.25 11:09
재판부 "사문서까지 위조... 수법 불량"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63)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개인 자금 등 약 21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전 비서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5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배성중)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및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씨(34)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019년 아트센터 나비에 입사한 이씨는 약 4년간 노 관장의 계좌에서 약 11억9,400만 원을 본인 계좌로 이체하고, 노 관장 명의로 은행 계좌와 휴대폰을 임의로 만든 뒤 도용한 명의로 약 4억3,800만 원을 대출받는 등 약 21억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렇게 빼돌린 돈은 주식 투자 비용이나 생활비 등에 사적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또 이 중 5억 원 상당은 소송 자금이 필요했던 이씨가 노 관장을 사칭해 센터 직원에게 '상여금을 송금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가로챈 것으로 수사 도중 확인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월 이씨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부는 "범행 경위, 기간, 횟수, 피해액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고 범행을 위해 사문서까지 위조하는 범행까지 저질러 그 수법이 대단히 불량하다"며 "이씨의 범행 동기에는 특별히 참작할 만한 사정도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이씨의 혐의 중 노 관장 계좌에서 약 800만 원을 빼돌린 혐의에 대해서는 "중복으로 파악되며 증거가 없다"며 무죄 판단했다. 또 이씨가 과거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점, 약 9,7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회복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앞서 노 관장 측은 지난 1월 이씨를 사기 등 혐의로 서울 용산경찰서에 고소했으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 5월 이씨를 구속 기소했다.

이유진 기자
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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