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우려에 “2026년 이후 (AI 교과서로 수업하는) 교과목은 전문가 검토와 시도교육청 협의를 거쳐 조정안을 마련하겠다”고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다만 내년 3월 도입 계획은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이 부총리는 24일 국회 교육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AI 교과서에 대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제안에 대해 질의하자 “2025년은 계획대로 도입하되, 2026학년도 이후 교과목 수나 방식을 조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열어놓고 안을 다듬겠다”고 말했다.
교육감협의회는 지난 16일 교육부에 보낸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관련 제안사항’ 공문을 통해 △시도교육청 예산 부족으로 특별교부금 등 지속가능한 예산 지원 △개인정보 보호 철저 및 보안 시스템 강화 △시도교육청 교수학습 플랫폼의 콘텐츠 연계 등 호환성 강화 △개발된 AI 교과서를 활용한 질 높은 교원 연수 실시 △개선·보완 사항 점검 후 단계적 도입 등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교육부는 내년 3월 초등 3, 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영어, 수학, 정보, 국어(특수교육) 과목에 AI 교과서를 도입한다. 2026학년에는 수학과 영어를 중학교 2학년으로 확대하고, 국어와 과학을 초등 3, 4학년과 중학교 1학년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 부총리는 다만 내년 도입 계획은 조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2025학년도 도입 계획은 이미 발행사도 결정됐고 검인정 체제를 통해 11월 말 확정이 되는 상황이라 변경할 수 없다”며 “내년 도입하는 영어, 수학 같은 경우 AI 디지털교과서의 효과성에 대해 이미 세계적으로 많이 검증됐기 때문에 무리없이 잘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초등 3, 4학년은 도입을 유예하자는 일각의 제안에도 이 부총리는 “아이들이 스마트폰보다 학습 기기를 통해 디지털 기기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한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며 “교사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연수를 강화하겠다”고 에둘러 거부했다.
AI 교과서 구독료 등 소요 예산에 대해서는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재정 부담 경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가 AI 교과서 구독료를 4년간 4조7,255억 원으로 추계한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 가격은 최종적으로 AI 디지털교과서 발행사, 출판사들과 협의를 통해 결정하기 때문에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예상하는 액수는 (추계치보다) 훨씬 적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