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전환 키를 누르지 않아도 간단하게 한글과 영문을 오가며 글을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 자판이 등장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국 서경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한글과 영문을 간편하게 입력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자판 '가온한글'을 개발해 공개했다. 소프트웨어 자판이란 컴퓨터 운용체제(OS)인 '윈도'에 설치해 자판의 글자 입력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가온한글의 가장 큰 특징은 자판의 한영 전환 키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현재 컴퓨터 자판은 한글을 입력하다가 중간에 영어 단어를 넣으려면 한영 전환 키를 눌러야 한다. 이후 전환 키를 한 번 더 눌러 다시 한글로 돌아와야 문서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 따라서 단어 하나 때문에 한글과 영문 자판을 바꿔야해서 번거롭다.
김 교수는 이런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가온한글을 개발했다. 가온한글은 한글 문서 작업 중 영어 단어 입력이 필요하면 시프트(shift) 키를 누른채 영어 단어를 입력한 뒤 시프트 키에서 손을 떼면 바로 한글을 입력할 수 있다. 즉 자판 전체를 한글과 영문으로 번갈아 바꿀 필요가 없다.
또 가온한글은 'ㄲ ㄸ ㅃ ㅆ' 등 겹자음과 'ㅖ' 등 일부 겹모음도 간편하게 입력할 수 있다. 현재 자판은 겹자음과 일부 겹모음을 입력하려면 시프트 키를 누르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가온한글은 자음을 연거퍼 두 번 누르면 겹자음이 입력돼 편리하다. 겹모음 'ㅖ'도 'ㅕ'와 'l'를 연달아 입력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문서 작업 시간이 줄어든다. 김 교수는 "가온한글은 한영 전환이 간편해 문서 작업을 빠르게 할 수 있고 오타도 줄일 수 있다"며 "장애인과 손이 작은 어린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약 10년에 걸쳐 개발한 가온한글을 개인에게 무료 배포한다. 이후 기업에서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경우에 한해 돈을 받을 방침이다. 그는 "가온한글을 널리 알리기 위해 개인에게 무료 배포한다"며 "기업용은 유료화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가온한글을 이용하려면 해당 소프트웨어(https://m.blog.naver.com/gaonhangul?tab=1)를 내려받아 컴퓨터에 설치해야 한다. 휴대기기용 가온한글은 개발 중이다. 김 교수는 "가온한글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뒤 제어판 설정에서 '한국어' 항목에 들어가 '고급 키보드 설정'을 가온한글로 재설정하면 계속 사용할 수 있다"며 "1년내 나올 예정인 휴대기기용 가온한글은 일반 자판(쿼티자판)이 아닌 가나다순으로 자판 배열을 다시 했다"고 설명했다.
가온한글을 통해 김 교수가 강조하는 것은 인간과 기기 사이의 편리한 소통이다. 그는 "인간과 디지털 기기 사이에 소통 방식이 중요하다"며 "이왕이면 사람이 디지털 기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가온한글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