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국문학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커진 가운데, 정부가 번역과 해외 출판 예산을 전년보다 35%가량 늘렸다고 24일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앞서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예산안을 모아 이날 배포한 '2025년 예산안 9문 9답' 자료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 번역·해외 출판 지원 예산으로 31억 원을 편성했다. 올해 예산 23억 원보다 34.5% 많은 수치다. 한국문학의 수출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문학한류 활성화 지원 예산도 올해 41억 원에서 내년 45억 원으로 11.9% 올렸다. 번역 인력 양성 관련 사업은 5억 원 줄었지만, 이는 디지털강의 시설 구축 등의 사업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게 기재부 설명이다.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한국문학번역원의 내년 국고 지원은 올해(132억 원)보다 6.3% 증가한 141억 원으로 책정됐다.
아울러 정부는 한강 작가에게 올해까지 26년간 번역·해외 출판, 해외 창작·교류 프로그램 등으로 총 10억1,000만 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수상하기 전부터 한국문학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선 번역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건전재정을 위해 긴축이 필요한 상황에도 이를 반영해 내년 문학번역원 예산을 늘렸다"고 말했다.
정부는 고교 무상교육 예산을 삭감해 무상교육 진행이 어렵다는 비판에 대해 오해라고 강조했다. 고교 무상교육은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계속 시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고교 무상교육에 대한 국고 부담은 올해 말 종료되지만, 사업 성격상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무상교육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최근 학생 수가 감소했고, 내년 교부금 규모(27조 원)를 고려하면 교부금에서 충당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딥페이크(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한 허위 영상물) 등 디지털 성범죄 대응 예산은 내년에 126억 원으로 40% 증액했다. 특히 위변조 동영상 분석, 불법 촬영물 추적 등 수사·처벌 예산을 3억 원에서 35억 원으로 대폭 늘렸다는 설명이다.
대중교통 할인을 제공하는 'K패스'의 예산 부족 우려에 대해선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K패스란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 이용 시 최대 60회까지 교통요금을 일정 비율로 돌려주는 제도다. 정부는 올 연말까지 185만 명이 이용할 것이라 예측하고 예산을 편성했지만 9월 기준 이용자가 231만 명을 넘어선 상태다. 정부는 내년 말이면 361만 명 이상이 이용할 것으로 보고 관련 예산을 올해 735억 원에서 내년 2375억 원으로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