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4시에도 북한에서 대남 방송이... "도와달라"며 국회에서 무릎 꿇은 접경 주민
북한의 대남방송 소음 피해를 겪고 있는 접경 지역 주민들이 국회에 출석해 정부를 향해 "제발 도와달라"고 무릎을 꿇고 호소했다.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인천 강화군 지역 주민 A씨는 "방송 소음으로 인해서 저희 일상은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딸아이 같은 경우는 잠을 못 자고 힘들어하니까 입에 구내염이 생기고, 아들내미는 새벽 3~4시까지도 잠을 못 자고 그런 상황인데 아무것도 안 해주시더라"라고 토로했다. 북한은 우리 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반발해 대남 확성기를 통해 동물 울음 소리 등 온갖 소음을 송출하고 있다. 국방부 차관 등 정부 측을 향해 무릎을 꿇으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A씨는 "여기 계신 국방위원장님이나 손자, 자녀 분이 방송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잠 못 자겠어요'라고 하면 어떻게 얘기해주실 수 있느냐"고 울부짖었다. 60년 간 강화에서 살았다는 주민 B씨는 최근엔 새벽 3~4시에도 대남방송이 이뤄진다고 토로했다. B씨는 "이전에도 대남방송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평양 무인기 침투' 주장 이후로는 방송 소음이 3배는 더 커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포, 연천, 파주는 위험 지역구에 선정됐는데 이북에서 1.8㎞인 강화가 왜 빠졌는지 너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지역주민들꼐서 말씀하신 대로 소음 관련 전문가를 현장에 보내서 같이 하는 것들을 검토해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인천 강화 지역이 피해지역에 포함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검토해서 바로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 안보라는 것은 그야말로 우리 국민을 지키기 위한 일이라는 믿음을 최전방에 사는 주민들에게 드려야 되지 않겠냐"라며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좀 해달라"라고 요청했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정부가 뾰족한 수가 있는지 없는지, 과학적 방법이 있는지 없는지는 우리가 점검해 봐야 하겠다"면서도 "주민들하고 잘 소통하면서 그렇게 좀 진행 방향에 대해서 서로 공감할 수 있도록 조치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때마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국방위 의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회의장에 들리면서 대남방송 피해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위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