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변호사 강제추행' 혐의 정철승 변호사 징역 1년

입력
2024.10.24 15:44
1심 "피해자 진술, 신빙성 높다"

후배 변호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철승 변호사가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부장 강두례)는 24일 강제추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변호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다만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정 변호사는 지난해 3월 서울 서초구의 한 와인바에서 후배 변호사의 신체 부위를 누르거나 손을 만지는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로부터 고소당한 직후 정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피해자를 무고 혐의로 고소하는 등 자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재판부는 정 변호사의 강제추행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이 한 추행 내용 및 방법, 특징적인 행동, 이에 대한 피해자의 행동, 감정 등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면서 "모순되는 부분을 찾을 수 없고 (폐쇄회로(CC)TV) 영상과도 부합해 피해자 진술은 신빙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피고인과 피해자의 나이 차이나 지위, 술자리 분위기 등 때문에 즉각 대처가 어려웠을 피해자의 상황도 고려했다. 재판부는 "사건 이후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면서 "피고인의 행위는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강제추행으로 피해자에게 극심한 우울증을 앓게 했다는 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물리쳤다. 선고 직후 정 변호사는 취재진과 만나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면서 항소할 뜻을 밝혔다.

정 변호사는 2021년 8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글을 여러 차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혐의로 지난해 6월 재판에 넘겨져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정 변호사는 박 전 시장 사건 당시 유족 측 법률대리인을 맡았던 인물이다.

이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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