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운반선 속 전기차에 불이 나면?...현대글로비스, 배터리 관통형 진압 장비 도입

입력
2024.10.24 15:30
배터리팩까지 구멍 뚫어 물 분사
30분 내 화재 진압 가능


현대글로비스는 전기차 화재에 대비하기 위해 특수 화재 진압 장비 'EV 드릴 랜스'를 자동차 운반선에 도입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장비는 전기차 화재 시 차체 하부를 통해 배터리팩까지 구멍을 뚫고 물을 분사해 화재를 진압하는 데 쓰인다. ①소화전에서 호스로 공급하는 물이 강한 압력으로 터빈을 돌려 드릴을 작동시키고 ②이 드릴이 2분 안에 차체 하부와 배터리팩에 구멍을 낼 수 있다. 이후 ③배터리팩 내부로 물을 분사하면 30분 내 화재를 진압할 수 있다고 현대글로비스는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는 EV 드릴 랜스를 해상 운송 환경에 적합하도록 개량해 자동차 운반선에 보급했다고 전했다. 선박 내 촘촘하게 주차된 차량 사이에서 사용 가능하도록 장비 손잡이의 길이를 조절할 수 있게 했고, 배터리 화재 가스 등으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려울 경우에도 장비 설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추가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 장비를 자체 소유의 자동차 운반선 32척에 우선 설치하고 이후 용선으로 보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상반기 기준 총 90여 척의 자동차 운반선을 운용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화재 위치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새로운 관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해상 운송 안전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도 민·관 등과 공동으로 화재 대응 방안을 연구해 안전한 운송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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