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니라 의원님이 창피할 것 같습니다. ABC도 모르고 질문하시는 거 보니까 정말 너무 하시는 것 같습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24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용산 대통령실 청사 이전 관련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국감 첫날부터 시작된 김 장관과 야당 의원들의 팽팽한 기싸움이 마지막 날까지 이어진 것이다. 야당 의원들은 김 장관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았고, 여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의 태도도 중요하다고 맞받아치면서 국감장은 한때 고성으로 얼룩지기도 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국유재산종합계획에 대통령실 및 대통령 관저 이전에 대한 내용은 한마디도 없다며 당시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팀 부팀장인 김 장관에게 졸속 추진의 책임을 물었다. 이에 김 장관은 "앞뒤도 모르고 질문하고 계시다"며 "그걸 따지려면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에 따져야지, 제가 하지도 않은 걸 가지고 자꾸 윽박지르고 하시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장관은 앞서 김병주 민주당 의원 질의 때 "윤 대통령이 작년 7월에 우크라이나 방문 당시 뭐라고 했느냐"는 질문에 "하도 말씀을 많이 하셔서 다 얘기하려면 2시간은 걸리는데, 다 할까요?"라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같은 당 추미애 의원은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에게 "피감기관이 짜증을 내면서 답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태도"라며 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어진 박 의원의 질의 때 경호처장 내정 시점을 물으며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하자, 김 장관은 마이크에 들리도록 "어허" 하면서 헛웃음을 웃었고, 급기야 'ABC도 모르고 질문한다'는 발언까지 이어진 것이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막 나가자는 거냐. 솔직히 싸우자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정회를 요구했고,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수감 부대나 지휘관을 왜 범죄자 취급하느냐"며 "(태도 논쟁의 원인이) 수감받는 쪽에 있는 게 아니라 질의하는 쪽에도 분명히 있다"며 김 장관을 두둔했다.
김 장관은 지난 8일 국방부 국감에서도 황희 민주당 의원이 여인형 방첩사령관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자 "군복 입고서 할 얘기 못 하면 더 병X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김 장관은 이후 "표현이 과했던 점에 대해서는 유감"이라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