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지난해 법인카드로 가장 많은 금액을 쓴 곳이 최영일 축구협회 부회장 배우자가 운영하는 일식당인 것으로 파악됐다. 축구협회는 2017년에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3일 대한체육회 스포츠지원포털 시스템에서 확보한 '2023년 축구협회 업무추진비 및 법인카드 집행 내역'을 분석한 결과, 임원 14명이 법인카드로 가장 많은 금액을 쓴 식당은 서울 송파구 한 일식당이었다. 이 일식당은 최 부회장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곳으로, 20차례에 걸쳐 총 364만5,000원이 결제됐다. 이는 축구협회가 지난해 법인카드를 사용한 867곳 중에서 가장 많은 금액이다.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축구협회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인근 식당 또는 카페에서 사용됐다. 최 부회장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일식당은 사무실과 거리가 있지만 지출한 금액은 가장 컸다.
축구협회가 최 부회장 배우자 식당에서 수백만 원을 쓴 것이 드러나면서 "공금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최 부회장 배우자는 언론에 "(최 부회장이) 손님을 모시고 온 적이 있다"면서도 "크게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축구협회는 2017년 9월 법인카드 사적 유용 논란으로 전·현직 임직원 12명이 경찰에 입건되는 사태를 겪었다. 당시 조중연 축구협회 회장과 이회택 부회장 등 축구협회 임직원들은 골프장과 유흥주점, 노래방 등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이번 최 부회장 사례처럼 가족과 지인 식당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논란도 있었다.
축구협회는 앞서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밝히라는 대한체육회 감사 지적에 “사용 내역 없음”이라고 공시한 것으로 드러나 비판을 받았다. 이후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번지자 대한체육회 스포츠지원포털에 지난해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공시했다. 강유정 의원은 “축구협회의 고질병이었던 법인카드 오·남용이 재발했다”며 “정몽규 회장 체제의 축구협회는 능력도 도덕성도 없음이 증명됐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