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채권시장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자산 저평가)가 해소된 만큼 앞으로는 주식시장의 제값 받기를 위한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지원 방안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입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팰리스호텔에서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말이다. 한국이 이달 초 전 세계 투자자가 신뢰하고 추종하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하자 이참에 한국 주식시장 홍보에 나선 것이다.
최 부총리는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글로벌 투자자 대상 '코리아 세일즈'에 나서 한국의 자본시장과 인공지능(AI) 정책, 미중 갈등 대응 전략 등을 설명했다. 설명회에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을 비롯해 푸르덴셜,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JP모건 등 투자은행(IB) 임원이 참석했다.
최 부총리는 한국의 WGBI 편입과 관련해 "국제사회가 한국 경제의 신인도와 그동안의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 제고 노력을 인정해 준 결과"라며 "내년 3월 전반적 평가가 있을 예정인 만큼 글로벌 투자자와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AI 정책에 대해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반도체 기술력, 풍부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시설 등 우수한 AI 생산자로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대통령 주재 '국가AI위원회'를 중심으로 AI를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AI 전력 공급을 위해 원자력 이용이 불가피하다'는 질문에 그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산업에 필요한 전력을 효과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확충할 것"이라며 "동시에 원자력·수소 등 무탄소 에너지 발전 비중도 높여 나가겠다"고 답했다.
미중 갈등 대응 전략에는 "미국 정부와의 원활한 관계를 통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반도체과학법 등 주요 통상 이슈에 대한 한국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IRA는 미국 정부가 자국 내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법안을 말하고, 반도체과학법은 해외 반도체 기업이 미국 내 공장을 세우도록 장려하는 정책을 의미한다. 이런 법안들 탓에 한국 기업이 피해를 받을 수 있지만, 미국과 긴밀히 소통해 한국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얘기다.
중국에 대해서는 "긴밀한 상호협력을 기반으로 양국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언급하며 "한강의 기적을 앞으로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김재환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은 최 부총리의 질의응답에 앞서 시청각 발표를 통해 "한국 경제가 작년 4분기 이후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하반기로 갈수록 내수 개선이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