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우주기업 액시엄스페이스(Axiom Space)와 협업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아르테미스 3호 임무에 사용할 달 우주복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가 제작하였습니다. 아르테미스 3호는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약 반세기 만에 추진되는 유인 달 착륙선인데, 2026년 발사를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인류의 미래를 위한 우주 공학 산업에 패션 트렌드를 이끌어 가는 명품 브랜드 프라다가 함께하는 것은 패션과 과학이 만들어 내는 협업을 명확하게 볼 수 있는 사례입니다.
프라다는 1970년대 말부터 나일론 소재를 가방과 의류에 사용하면서 브랜드의 주력 소재로 구성해왔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리 나일론 (Re-Nylon)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재생 나일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해양 보호에 대한 책임과 더불어 인류가 더 잘 살아갈 수 있는 기술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기존의 버질 나일론 대신 재생 나일론의 원사인 에코닐을 통해 인류와 지구를 보호하려는 프로젝트입니다.
이처럼 과학과 패션이 만나면서 현재의 다양한 기술이 패션 전반에 보여지고 있는데, 프라다와 같은 프로젝트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봅니다.
2017년 구글은 데님 전문 브랜드 리바이스와 함께 '커뮤터 트러커 재킷(Commuter Trucker Jacket)'을 출시했습니다. 구글의 '자카드'라는 기술을 리바이스 데님 재킷에 접목한 것인데, 자카드 기술은 센서 역할을 하는 소재에 전류를 흘려 사용자의 행동을 읽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왼쪽 소매 부분에 구리로 된 전도성 물질이 삽입되어 있고, 단추 모양의 블루투스 태그가 부착되어 있어 쉽게 조작이 가능합니다.
이 제품은 자전거 타는 사람을 타깃으로 설정하였습니다. 재킷의 옷감을 터치하거나 문지르는 동작만으로 스마트폰 사용이 가능합니다. 만약 자전거를 타면서 노래를 듣고 싶을 때는 왼쪽 소매를 문지르면 음악을 재생하거나 멈추게 할 수 있습니다. 옷이 터치패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자전거를 타면서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는데, 이어폰을 낀 상태에서 소매를 건드리면 구글 지도를 통해 음성으로 목적지까지 안내를 합니다. 전화 걸기나 받기, 메시지 보내기 등의 스마트 시계가 하는 것을 의류가 하는 것입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혹은 그와 비슷한 이동 수단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리바이스의 멋진 데님 재킷에 편리한 기술을 집약한 스마트한 의류입니다.
메타와 에실로룩소티카가 협업하여 만든 스마트 안경 '레이밴스토리'는 2021년 첫 버전이 출시되었고 이후 2023년 2세대가 출시되어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습니다. 1세대 버전의 주요 기능은 안경으로 촬영한 사진과 이미지를 스마트폰에 설치된 SNS 앱에 바로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그 외에 전화를 받거나 내장 스피커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손을 쓰지 않고 촬영을 할 수 있다는 점과 다양한 정보와 음악을 안경에서 전달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 상상으로 여겼던 미래 지향적인 안경이 이미 우리의 생활에 들어와 있는 것입니다.
2세대는 여기에 메타의 AI를 접목했습니다. 자체 대형언어모델(LLM) 라마(Llama2)를 기반으로 한 메타 AI는 음성인식으로 안경에 담긴 기능을 모두 진행할 수 있습니다. 마치 영화 'her'에서 주인공이 음성으로 주머니에 꽂아 넣은 핸드폰의 AI와 대화하는 것처럼, 메타 AI는 편안하게 기능을 실현시킬 수 있게끔 사용자의 편리를 최상으로 끌어올려줍니다.
이 안경은 생각보다 가볍고 레이밴의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왔기에 어색함이 없습니다. 우리의 곁에 생각보다 더 친근하게 다가온 기술은 우리의 손과 몸을 더 편하게 해주는 기능을 제안합니다.
국내 브랜드의 경우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국은 가장 더운 여름과 가장 추운 겨울을 가진 지역이기에 브랜드가 옷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기능성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이를 제품에 접목해야 합니다.
블랙야크는 아웃도어 브랜드로서 기능성을 중요시 생각하는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 브랜드는 2021년 발열 기술을 전면으로 내세운 '야크온H'라는 제품을 대중에 선보였습니다. 야크온H는 디바이스(보조 배터리)와 등쪽 발열판을 커넥터로 연결해 열을 내는 자체 개발 발열 기술입니다. 제품 안쪽 마그네틱 커넥터에 디바이스를 연결하고 뒤쪽 하단에 위치한 야크온 버튼을 누르면 작동하는 원리로, 세탁 시에 발열판을 분리하지 않아도 되는 편의성까지 갖추었습니다.
이 제품은 그간의 발열 안감 소재가 착용자의 기온을 유지시켜주는 한계를 넘어서서, 자체적으로 발열하기 때문에 착용하자마자 기술을 바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충전재로 사용된 볼패딩과 주머니 안감은 모두 국내 폐페트병을 재활용하여 만들었습니다.
패션과 과학이 만나 탄생하게 된 아이템은 공상과학에 나오는 것처럼 복잡하고 해괴한 느낌일 것 같은 예상을 했지만, 오히려 더 친근하고 가까운 아이템에 적용되어 우리의 삶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다양한 기술과 이에 접목된 패션 아이템이 나오게 될까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패션과 과학의 만남은 우리의 삶의 질을 더 편하게 바꿔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