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프리카의 나라 차드 출신인 무함마드 엘 고라니는 미국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 당시 14세였다. 관타나모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테러 용의자들을 가두려 쿠바 관타나모만의 미 해군기지에 세운 수용 시설. 비백인 위주의 용의자 상당수가 적법한 절차 없이 수감됐고, 가혹 행위가 횡행해 '미국 인권의 흑역사'로 불린다. 관타나모의 최연소 수감자인 무함마드는 사실상 납치돼 재판 없이 수감됐고 8년 만에야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그래픽 노블 '관타나모 키드'는 무함마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미국이 벌인 '테러와의 전쟁'이 남긴 상처와 트라우마를 고발한다. 무함마드가 관타나모에서 풀려난 직후 만난 기자 제롬 투비아나가 글을 쓰고 알렉상드르 프랑이 그림을 맡았다. 구타와 고문으로 억지 자백을 유도하는 관타나모 수용소의 실체와 그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이민자로 살며 정규 교육에 편입되지 못한 무함마드는 영어를 배우러 파키스탄으로 향했다. 파키스탄군은 기도를 하려고 이슬람 사원을 찾은 무함마드를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 카에다 일원이라며 미군에 넘긴다. 무함마드는 관타나모에서 자살을 두 번 시도할 정도로 고통받지만 동료 수감자들과 함께 미군에 저항하며 어두운 시기를 살아낸다. 석방 후엔 수용소 수감자 출신이라는 낙인이 따라다니나 "내가 있는 자리에서 더 나은 삶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며 마음을 다잡는다. 평범한 삶을 위해 투쟁한 무함마드 개인의 경험담이면서 '인권 선진국'을 자처하는 미국의 이중성을 꼬집는 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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