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에 더 가혹한 암·심뇌혈관질환... 의료급여 수급자 사망률↑

입력
2024.10.2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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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급성심근경색증 사망률 5.21%
건강보험 가입자 사망률(2.19%)의 2.4배
암종별 5년 생존율은 평균 12%p↓

심뇌혈관질환 환자 중 저소득층인 의료급여 수급자의 사망률이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급여 수급자는 암에 걸려도 생존율이 평균 12%포인트 이상 낮았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진료받은 의료급여 수급자는 4만2,741명이다. 그중 이달 중순까지 2,226명이 숨져 사망률은 5.2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건강보험이 적용된 급성심근경색증 환자 13만4,046명 중에서는 2,934명이 숨져 사망률이 2.19%였다. 의료급여 수급자의 사망률이 2.4배 높았다.

지난해 뇌경색증(허혈성 뇌졸중) 진료(11만6,734명) 뒤 올해 사망(6,595명)한 의료급여 수급자 비율(5.65%)도 건강보험 환자 사망률 3.54%(51만4,551명 중 1만8,219명)보다 1.6배 높다.

암환자에게서도 같은 경향이 나타났다. 국립암센터가 국회 복지위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의료급여를 받는 암환자의 5년(2014~2018년) 생존율은 건강보험 환자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위암의 경우 수급자의 5년 생존율이 52.5%, 건강보험 가입자는 67.9%로 격차가 15.4%포인트였다. 이 외 대장암은 13.6%포인트, 간암은 8.8%포인트, 유방암은 11.4%포인트, 자궁경부암은 12.7%포인트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기초생활보장법에 규정된 의료급여는 기준 중위소득 40% 이하인 저소득 가구의 의료비를 국가가 지원하는 공공부조다. 수급자는 건강보험 가입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그만큼 소득이 적은 이들이 중증질환에 더욱 취약한 셈이다.

서명옥 의원은 저소득층에 대한 의료 지원이 부족한 점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중증질환 산정특례제도'에 따라 심뇌혈관질환으로 수술을 받거나 급성기에 입원하면 본인부담률이 5~10%로 인하된다. 다만 선천성 심장기형, 심장이식 등 일부를 제외하고 최대 30일만 특례가 적용된다. 이후엔 재발해야 다시 30일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서 의원은 "심뇌혈관질환은 급성기 증상이 사라져도 증상 악화의 위험이 상존해 지속적인 치료가 요구된다"며 "취약계층을 위한 산정특례 기간 연장, 치료비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암 생존율이 낮은 이유로는 조기 발견을 위한 암 검진 자체가 적은 점이 지목됐다. 지난해 의료급여 수급자의 암 검진 수검률은 건강보험 가입자 대비 위암 28.2%포인트, 대장암 22.4%포인트, 간암 28.1%포인트, 유방암 18.5%포인트, 자궁경부암 29.3%포인트, 폐암 16.4%포인트 낮았다. 소병훈 의원은 "소득 수준에 따른 암 환자 생존율 차이는 의료급여 수급자의 낮은 수검률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수검률을 높이려는 노력과 함께 건강보험 가입자와 의료급여 수급자의 생존율·사망률 통계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