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이 인질이냐" "리더십 끝장"… 친윤계도 '부글부글'

입력
2024.10.23 11:30
친한계 전날 회동에 친윤계도 '반발'
"야당 의도에 휘말리면 리더십 끝장"

"몇 명이서 (김건희 특별검사법을) 인질로 잡고, 저게 할 짓입니까."

23일 친윤석열(친윤)계 핵심 의원이 친한동훈(친한)계 인사 22명이 모인 전날 만찬 회동을 겨냥해 한 말이다. 친윤계는 이를 김건희 특검법을 '인질'로 한 무력 시위로 간주했다. 현재의 구도상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을 행사하더라도, 여당에서 8명만 이탈하면 법안이 통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목소리를 높인 친윤계 핵심 의원은 "그 특검법이 상식의 범주 내에 들어있는 법이냐"고 반문하면서 "정치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친윤계 초선 의원은 "당대표란 사람이 저렇게 대놓고 계파 행사를 하면서 당을 쪼개놔도 되는 거냐"고 한 대표를 비판했다.

특검법을 고리로 한 압박이 외려 한 대표 리더십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을 지낸 강명구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3주 전에 특검법이 폐기될 때 한 대표가 이 특검법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했다. 지금 뭐 바뀐 게 없지 않느냐"며 "대통령과 당대표가 갈등을 빚고 있다고 해서 양심을 팔아서야 되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의 의도에 휘말리면 안 된다"며 "(한 대표가) 야당의 편에서 민심을 팔고 그 지렛대로 갈등을 유발시켜 자기 이익을 얻으려고 한다면 그건 리더십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검법 '이탈표'에 대해 "야당과 같은 입장"이라고 표현한 윤 대통령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 면담에서 '특검법 재표결 때 30명의 의원을 설득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도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많다. 당의 한 관계자는 "김 여사에 대한 여론이 나빴던 건 사실이지만, 그걸 특검법과 연계하는 의원들은 드물었다"고 의구심을 내비쳤다.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한 우려와 특검법 찬성은 다른 문제란 뜻이다. 이 관계자는 "당시 특검법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뜻은 분명했다"며 "김 여사 리스크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방법론의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서범수 사무총장은 전날 취재진에게 "재의요구권이 오면 (국회에서) 통과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우리 당 의원들을 믿는다고 했는데, 대통령이 우릴 당으로는 생각하나"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