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째 2만 명대 출산, 혼인도 역대 최대... 저출생 추세 반전되나

입력
2024.10.2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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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인구동향… 출생아 수 5.9% 증가
엔데믹 혼인 첫째아 출산으로 나타나
결혼도 전년비 20% 늘어… 반전 기대

출생아 수가 바닥을 딛고 두 달 연속 전년보다 늘면서 저출생 추세 반전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혼인 건수도 두 자릿수 상승 흐름이라 시차를 두고 첫째아 출생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8월 인구동향'을 살펴보면, 출생아 수는 2만98명으로 1년 전에 비해 5.9%(1,124명) 증가했다. 역대 8월 기준 2010년(6.1%)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출생아 수는 1월(2만1,442명) 후 2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가 전월(2만601명) 회복한 뒤 두 달째 상승 기조다.

코로나19로 미뤘던 혼인이 2022년 8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집중적으로 이뤄진 결과가 최근 출산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워낙 출생아 수가 떨어져 있었기에 증가율이 크게 나타난 측면도 있다. 1~8월 누적 출생아 수는 아직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0.4% 낮은 상황이다. 연간 출생아 수가 증가 전환하면 2015년 후 9년 만이다.

앞서 장래인구추계에서 예측한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 0.68명을 뛰어넘어 0.7명대를 지킬지가 관건이다. 임영일 인구동향과장은 "엔데믹 후 혼인 증가 기간을 고려하면 남은 하반기 출생아 수도 늘어날 개연성이 있다"며 "전년비 '마이너스(-)'인 누적 출생아 수도 '플러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8월 혼인 건수는 1만7,527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2,917건) 늘어났다. 5개월째 증가세이자 전월(32.9%)에 이은 두 자릿수 상승이다. 7, 8월 모두 1981년 월간 통계 작성 이래 같은 달 기준으로 역대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 정부는 증가하는 혼인 건수가 향후 출생아 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이혼 건수는 7,616건으로 5.5%(440건) 감소했다.

기저효과에 더해 혼인을 주도하는 결혼 적령기인 30대 초반에 진입하는 여성 인구가 많아진 점, 각종 정책 지원과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8월 실시한 '결혼·출산·양육 및 저출생 대책 인식조사' 결과 "결혼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30대 여성은 60%로 앞선 3월 조사(48.4%)보다 11.6%포인트 높아졌다.

사망자 수는 3만2,244명으로 전년에 비해 5.6%(1,721명) 증가했다. 출생아 수가 늘어도 사망자 수가 웃돌아 인구는 1만2,146명 줄어들었다. 인구 자연감소는 58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출생아 수가 획기적으로 반등하지 않는 한 당분간 고령화 속도를 따라잡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세종=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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