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경쟁자인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표 완료 전 승리 선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 대비하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에 대한 진정한 위협”이라고 재차 규정했다. ‘트럼프=민주주의의 적’ 프레임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미국 N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대선 개표가 끝나기 전에 승리를 선언해 버릴 경우에 대한 계획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선까지 2주가 남았다. 나는 ‘해야 할 일’ 측면에서 현재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는 대선 날(11월 5일)과 그 이후의 날에 대해선 다가오는 대로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는 자원과 전문지식은 물론 집중력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곧바로 진행자가 ‘그 가능성(트럼프의 일방적 승리 선언)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후속 질문을 던지자 해리스 부통령은 “물론”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사람 도널드 트럼프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되돌리려고 했고 여전히 국민의 뜻을 부정하고 있으며 폭도를 선동해 미국 의사당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또 “140명의 법 집행 관리가 공격받았고 일부는 죽었다.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극렬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해 이듬해 1월 6일 일으킨 의사당 폭동 사건을 거론한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미국인은 미국의 미래에 대해 매우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지원군’인 바이든 대통령은 한층 더 날을 세웠다. 이날 뉴햄프셔주 콩코드를 찾은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트럼프는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진정한 위협으로, 이는 과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참석한 모든 (국제)회의에서 그들(다른 나라의 지도자)은 나에게 조용히 ‘그(트럼프)는 이길 수 없다’거나 ‘(해리스가)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한다. 나의 민주주의가 위태롭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 민주당 선거사무소에서는 “우리는 그(트럼프)를 ‘정치적으로’ 가둬야 한다”는 독설도 퍼부었다. 해리스 부통령의 유세 때 지지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외치는 구호를 따라 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는 사실상 헌법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이기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 보라. 이는 심각한 문제로, 우리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