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500엔(약 4,500원) 동전 대신 한국의 500원짜리 동전을 몰래 사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현지 자영업자와 손님 등의 피해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21일 일본 TV아사히에 따르면 최근 도쿄의 한 공중목욕탕은 자체 엑스(X) 계정에 500엔 동전 9개 가운데 한국에서 쓰는 500원 동전 1개가 섞여있는 사진을 올렸다. 이 목욕탕은 입장료 500엔을 현금으로만 받는데, 한 고객이 500엔 동전과 비슷하게 생긴 한국의 500원짜리 동전을 입장료로 내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목욕탕 주인은 방송에 "500엔 동전을 세고 있었는데, 낯선 동전을 발견하고 놀랐다"며 "이 동전이 한국 돈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500엔 동전처럼 생겼다. 손님이 내면 눈치를 못 챌 것 같다"면서 "(한국의 500원 동전을) 확인해 보니 50엔 정도의 가치였다. (고객들이) 고의로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망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이 매체는 한국의 500원 동전 때문에 일본 자영업자 등이 곳곳에서 당혹스러워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규슈의 한 과일가게에서도 똑같은 일이 발생했다. 가게 주인은 손님에게 받은 돈 중에 500원짜리 동전이 발견됐다면서 "이전에도 몇 차례 이런 일이 있었다. 손님들이 일부러 이런 행동을 하는 것 아닐까 싶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내가 손님에게 (거스름돈 등으로) 500원짜리 동전을 건네지 않을까 싶어 무섭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 편의점에서 500원짜리 동전을 거스름돈으로 받았다는 손님의 사례도 있었다. 이 손님은 "편의점 점원도 나도 처음에는 전혀 몰랐다"면서 한국의 500원 동전을 500엔으로 오인했다고 밝혔다. 매체는 상점 등에서 이처럼 500원을 악용하는 사례가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의 소행인지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TV아사히에 따르면 500엔 동전과 500원 동전은 직경 26.5㎜로 동일하다. 무게도 500원 동전이 7.7g, 500엔은 7g으로 대동소이하다. 일본에서 500원 동전을 몰래 사용하다 적발되면 처벌당할 수 있다. 고의로 상점에 건네다가 걸리면 사기죄, 자판기 등 기계에 사용할 경우엔 절도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