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미국 보란 듯 22개국 정상 초대... "브릭스로 건재함 과시"

입력
2024.10.22 23:30
22일 브릭스 정상회의 러시아서 개막
9개국 몸집 불려 '서방 제재 실패' 강조

9개 회원국으로 몸집을 키운 브릭스(BRCIS) 정상회의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에서 막을 올렸다. 미국 대선을 10여일 앞두고 우방 국가 정상들을 불러 모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을 향해 세력을 과시하는 한편, 서방 제재에도 건재하다는 메시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부터 24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는 22개국 정상이 참석한다. 이번 정상회의는 브릭스가 회원국 수를 두 배로 늘린 뒤 처음 열리는 것이다. 신흥 경제국(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협의체로 출발한 브릭스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가입에 이어 지난해 △이집트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에티오피아의 회원국 가입을 승인하며 몸집을 불렸다.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를 비롯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등 회의에 참석하는 거의 모든 정상과 양자 회담을 가진다. 미 CNN방송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래 푸틴 대통령이 주최하는 가장 큰 규모의 국제 모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남아공에서 열린 정상회의에는 직접 참석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 영장이 발부됐기 때문이다. 남아공은 ICC 회원국이라 푸틴 대통령이 입국하면 체포해야 한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정상회의를 화상으로 참여해야 했다. 당시 이를 두고 푸틴 대통령의 좁아진 입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의를 안방에서 치르게 되면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에 맞서 우군을 과시하는 한편,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엔 통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미 AP통신은 "푸틴 대통령은 서방 주도의 국제 질서에 대항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브릭스를 통해 세계에서 고립됐다는 생각을 깨뜨리려 한다"고 짚었다.

조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