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의정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종교계가 나섰다.
22일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에 따르면 이날 종교계 지도자들은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의료계와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의장인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이용훈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 최종수 유교 성균관장, 윤석산 천도교 교령 등 종교계 인사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 이진우 대한의학회장,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장, 박평재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등 의료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진우스님은 "(의료대란으로) 국민들 불편이 커지고 있고 인간 대 인간, 생명 대 생명으로 논의해서 중재해 달라는 요청이 있어 자리를 만들었다"며 "의료계 의견을 청취하고 정부와도 협의하는 데 종교계가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라고 종교계가 나서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임 회장은 "더 이상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의료계는 이번 사태를 정상화해 나갈 의향이 있다"며 "종교계에서 정부와 중재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가장 안타까운 점은 의대정원 증원 문제인데 의료 현장과 합리적으로 논의하고 점진적으로 추진됐으면 이런 상태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한의학회, 의대협회는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됐지만 많은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는 만큼 종교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는 10여 분 공개 이후 비공개로 전환됐다. 협의회 측에 따르면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종교계가 준비 중인 중재안 등을 포함해 다양한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진우스님은 간담회가 끝난 뒤 "정부안과 상충되는 의료계의 안을 종교 지도자들이 검토하고, 여야의정 협의체에 종교지도자협의회의 중재안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