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정몽규 연임 심사' 스포츠공정위원장 "연임 위한 정관 개정할 수 있다고 생각"

입력
2024.10.22 18:37
이기흥-정몽규, 각각 3연임-4연임 도전 유력
정몽규 3연임 성공 후 접대 골프 의혹엔
"체육회 임원 단합대회라 참석...개인적 연락 안 해"

김병철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장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연임 도전 심사 관련한 정관 개정에 대해 "개인적으로 연임 횟수 정관 개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각각 3연임과 4연임 도전이 유력하다. 또한 김 위원장은 정 회장의 3연임 이후 접대 골프 의혹에 대해선 부인했다.

김 위원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산하 대한체육회 등 6개 공공기관 국정감사에 출석해 여러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당초 이날 건강상의 이유로 국감에 불출석한다고 했다가 오후 3시 재개하자 참석했다. 참석한 이유에 대해선 "상당히 잠을 못 자고 계속 힘들었다. 치료하는 데 문제가 있어서 그렇게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대한체육회에 스포츠공정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의 불공정성 개선을 권고했다.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체육계 각종 규정을 총괄 관리하고 단체와 개인의 공적 포상, 비위 징계, 임원 심의를 하는 곳이다. 특히 이 회장과 정 회장 등 체육단체 임원의 연임 허용 심의를 맡고 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은 2017~18년 이 회장의 특별보좌역으로 활동한 뒤 2019년 스포츠공정위원회 수장으로 임명됐다. 문체부는 이 회장이 연임 연장을 위해 신청하는 경우 '셀프 심사'가 될 가능성이 있어 불공정하다고 판단했다. 이 회장이 임명한 위원장 등에게 심사를 받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이 회장의 측근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나는 이 회장의 측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 회장과 정 회장의 3연임, 4연임 도전 관련 정관 개정에 대한 생각도 물었다. 김 위원장은 "옳다 그르다고 대답하긴 어렵고, 지방체육의 정책적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방체육이 무너지고 있다라는 절박한 부분을 체육회 실무자들이 와서 정책 제안을 했다.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처음에 논란이 정말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이 "정관 개정을 동의하느냐"고 묻자, 김 위원장은 "지방체육의 위기에 따른 정책적 판단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정관 개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연임 횟수(제한 폐지)에 대한 정관 개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 위원장은 정 회장의 과거 3연임을 승인한 뒤 '접대 골프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체육회 임원 단합대회라 생각하고 참석했다. 골프장에 온 여러 사람 중의 한 명이 정 회장이었을 뿐"이라며 "정 회장과 사전에 얘기를 나누거나 연락한 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2020년 정 회장은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사를 거쳐 3선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달 24일 문체위 현안 질의 당시 정 회장의 3연임 승인과 관련해 그 대가로 접대 골프 의혹이 일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정 회장이 2021년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3연임 승인을 받은 직후 당시 김 위원장 등 8명을 오크밸리 골프장에 초대, 골프 접대를 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에 "정확히 누가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한 번 쳤다"고 인정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체육회로부터 임원진 모임이 있다는 문자를 받아 골프장으로 갔다"며 "정 회장과 전화하거나 연락할 수 없는 사이"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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