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문화연대는 22일 (가칭)한국나전칠기박물관 건립 시민공론화위원회의 나잔칠기 기증 작품과 활용에 관한 권고문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매우 실망스럽다. 전남 목포시가 추진하려는 박물관 건립 계획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로 전락했다"면서 "건립에 따른 용역을 구체화한 권고로서 목포시의 거수기 역할을 충실한 결과"라고 비난했다.
지난 5월 출범한 시민공론화위원회는 손혜원 전 국회의원이 목포시에 기증한 나전칠기 작품 294점의 보존과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그동안의 논의한 결과를 전날 목포시에 권고했다.
권고문은 나전칠기 기증품은 예술적·문화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또 보존의 시급성을 고려해 열린 수장고를 조속히 조성하고, 박물관 또는 전시관은 조사·연구 선행과 시민공감대 형성 후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목포문화연대는 장기적으로 나전칠기 박물관 건립 권고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태관 목포문화연대 공동대표는 "박물관의 전시품은 희소성과 가치성 등이 기본"이라며 "손 전 의원이 기증한 작품의 감정가로 미뤄 재정자립도가 18%에 불과한 목포시가 100억 원 상당의 박물관 건립을 권고한 것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목포시의 재정이 최악임에도 불구하고 공론화위원회는 재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박물관 건립의 필요성을 권고했다"며 "공론화위원회는 시민의 갈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박물관 건립을 위한 추진위원회 역할에 충실했다"고 꼬집었다.
이날 정의당 목포시위원회도 보도자료를 내고 "나전칠기 박물관 건립 사업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목포시위원회는 "공론화위원회가 기증한 나전칠기 작품들이 어떤점에서 우수하고 목포문화예술의 역사와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며 "문제점들이 확인되지 않고 박물관이 지어진다면 대중들을 유인할 스토리텔링 부재로 인해 텅 빈 공간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는 박물관 공사비로 약 100억 원을 제시했지만, 부지매입과 주차장, 외부시설 등 연간 운영비용에 대해 시민들에게 공개된 자료는 없다"며 "공론화위원회가 예산 등 조달 방법에 대해 시민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것은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인두 정의당 목포시위원장은 "공론화위원회가 사업을 백지로 돌려야 하지만 이제 공은 목포시로 넘어왔다"며 "시는 나전칠기 박물관 건립 사업이 국가적인 세수 부족 사태로 지방교부금이 확 줄어드는 이 시점에서 국비 등 재원조달 여부도 불투명한 사업을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 없이 추진했다가, 거대한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 위원장은 "목포시에 나전칠기 박물관 건립 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