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정치인 27인의 명단인 '명태균 리스트'에 이름이 언급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저는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공천에서 도움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안 의원은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어제 강혜경씨 측에서 명씨와 거래한 정치인 중 한 명으로 저를 거론했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명단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여론조사 의뢰자가 아니라, 의뢰자와 경쟁 관계에 있어 여론조사 대상인 사람들을 포함한 것"으로 추측했다. 또 "명씨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후보, 대선 시기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위해 활동했다고 밝혔는데 제가 반대편 캠프를 위해 일한 분과 거래를 하고 도움 받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또 "2022년 대선 때 명씨가 윤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제 선대위원장인 최진석 교수를 찾아왔다는 것도 최 교수의 SNS를 보고 최근에 알았다"며 "최 교수는 한 번도 누구와 만났다는 말을 제게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명씨는 대선 국면에서 자신이 안철수 후보 캠프의 최진석 선거대책위원장을 접촉해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의 단일화에 관여했다고 주장해 왔다. 명씨와 최 전 위원장과의 대화 내용도 공개됐는데, 단일화가 합의된 당일 새벽 명씨가 최 전 위원장에게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 서로 고생했다고 격려하는 내용이 담겼다.
안 의원은 최 전 위원장이 지난 18일 SNS에 올린 글을 공유했는데, 해당 글에서 최 전 위원장은 명씨를 '메신저'로 규정하며 "메신저 한 명이 단일화 정도 되는 크고 복잡한 일을 기획이나 집행 등에서 주도권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메신저는 딱 메신저만큼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메신저가 단일화를 이끌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후보와의 통화에서 단일화에 대한 절실함이 느껴지지 않았고, 명 사장에 대한 윤 후보의 신뢰도 그렇게 강한 것으로 느껴지지 않았다"며 "단일화를 위한 첫 번째 만남 시도는 무산됐고, 적어도 안 후보 선대위에서 명 사장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명 사장의 이름을 보고해야 하는 단계까지 가지 않아 안 후보는 제가 안-윤 만남을 명 사장과 추진하는 줄 몰랐다"며 "단일화 움직임은 다시 소강상태에 빠졌다가 우여곡절 끝에 양당 선대위는 투표 직전에야 단일화를 최종 합의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