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모바일 프로세서 전문 기업 퀄컴이 21일(현지시간) 하와이 마우이에서 마련한 '스냅드래곤 서밋 2024'.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기조 연설 막바지에 치닫자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 사장을 무대로 불러내며 "20년의 파트너십"을 자랑했다. 노 사장 역시 "크리스티아노와는 젊었을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며 화답했다.
퀄컴의 연례 행사에 깜짝 등장한 노 사장은 스마트폰을 넘어 혼합현실(XR) 기기를 준비하는데 퀄컴과 힘을 모으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갤럭시 스마트폰을 통해 제공한 인공지능(AI) 응용 서비스 '갤럭시 AI'를 모든 이들에게 공유하겠다는 비전을 설명하며 "집과 직장, 차량 등 다양한 장소에 걸쳐 AI 경험을 일상적으로 제공할 것"이라 말했다.
이날 행사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샘 알트먼 오픈AI CEO 등이 모두 영상으로만 메시지를 보낸 가운데 노 사장이 직접 무대 위로 오른 점은 눈길을 끈다. 업계에선 내년 초 출시될 '갤럭시 S25' 시리즈의 최소한 일부 제품에는 퀄컴의 최신 칩이 쓰일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온다. 올해도 '갤럭시 S24' 기본판과 플러스(+)는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LSI) 사업부의 엑시노스 2400을 썼지만 최고급 제품인 'S24 울트라'와 '갤럭시 Z 폴드·플립6'엔 스냅드래곤 8 3세대가 활용됐다.
퀄컴은 이날 새로운 모바일 시스템온칩(SoC)인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선보였다. 올해 주요 갤럭시 플래그십(최고급) 제품에도 탑재된 스냅드래곤 8 3세대의 후속작으로 '엘리트'라는 명칭을 처음 붙였다. 전작에 비해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성능이 각각 45%, 40% 향상되고 생성형 AI를 지원하는 신경망처리장치(NPU)의 AI 구동 성능을 45%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이날 중국 브랜드 샤오미와 아너는 자사의 다음 플래그십 휴대폰에 새 스냅드래곤을 담을 것이라고 공식화했다. 에이수스도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사용한 게임용 휴대폰을 준비 중이다. 크리스 패트릭 퀄컴 수석부사장은 "선도적 CPU, GPU와 NPU 기능으로 획기적으로 향상된 성능과 전력 효율을 지원할 것'이라며 "개인화된 멀티모달 생성형 AI를 온디바이스(기기 자체로 실행)로 제공해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하면서도 다양한 작업을 향상시킨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