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 정규직 수는 3년 만에 약 15만 명 감소한 반면, 비정규직은 33만여 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 격차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령화에 시간제로 일하는 노인이 많아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8월 비정규직은 845만9,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33만7,000명 증가했다. 반면 정규직은 1,368만5,000명으로 1년 전 대비 14만7,000명 감소했다. 정규직이 줄어든 건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38.2%로 전년보다 1.2%포인트 상승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앞서 2021년 38.4%로 조사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낸 뒤 2022년(37.5%), 2023년(37%)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3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비정규직 구성을 들여다보면 산업에선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54만6,000명)이 가장 많았다. 비교적 보건·사회복지 분야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여성 비정규직도 27만9,000명 늘어 남성(5만8,000명) 증가분의 약 5배 수준이었다. 비정규직 중 여성 비중(57.3%)도 최고치다.
특히 연령대 중 60세 이상(281만2,000명)이 전체 비정규직의 33.2%로 가장 비중이 컸다. 전체 취업자 수에서 따져도 60세 이상은 지난달 674만9,000명으로 처음으로 50대(672만 명)를 제친 데다, 비중(23.4%)도 역대 최대치로 전 연령대에서 1위로 올라섰다.
정규직이 줄어든 건 여전히 위축된 경기에 제조, 건설, 도소매, 숙박·음식점업 등 고용이 줄어든 탓이다. 비정규직 증가는 고령화 가속에 보건·복지 분야 수요가 늘면서,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老老-care)' 등 공공 부문 직접일자리에 고령층 고용이 활발해진 여파로 분석된다.
비정규직 근로형태를 '자발적 사유'로 선택한 비율도 66.6%로 전년 대비 1%포인트 올라 최고치다. 임경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어르신들이 원하는 때 시간제로 일하길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제 비중(50.3%)이 처음 절반을 넘어선 것도 이런 추세와 무관치 않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격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6~8월 월평균 정규직 근로자 임금은 379만6,000원으로 비정규직(204만8,000원)보다 174만8,000원 더 많았다.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격차로, 정규직 임금 증가폭이 비정규직보다 가팔라 7년 연속 격차를 벌이고 있다.
다만 고령층 공공 직접일자리 비중이 높은 시간제를 제외한 비정규직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295만7,000원으로 정규직보다 83만9,000원 적었다. 2018년(82만5,000원) 이후 최소 차이로, 2021년(90만9,000원) 가장 큰 격차를 나타냈다가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