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바이오의약품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단일 건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한 건 물론, 미국 이외에는 처음으로 일본 도쿄에 판매점(세일즈 오피스)까지 열어 고객 확보에 나선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1조7,028억 원(약 12억4,256만 달러) 규모의 CMO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단일 건으로만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3조5,009억 원)의 절반을 채우면서, 올해 10월까지 누적 수주액은 4조3,618억 원으로 이미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 같은 수주 증가세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한 생산능력 확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준공한 24만 리터(L) 규모의 4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면서도, 2025년 4월 가동 목표로 건설 중인 5공장(18만 리터)의 수주까지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 노력 중이다. 5공장까지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규모인 총 78.4만 리터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생물보안법 영향에 따른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재편에 대응,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에서 고객사 확대에 집중하는 중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이달 초 그간 참석해 왔던 유럽 세계 제약산업 전시회(CPHI)가 아닌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바이오 재팬에 처음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당시 존림 사장은 "세계 톱 20 제약사들 가운데 이미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했고, 이제는 세계 20∼40위권의 일본 제약사를 대상으로 수주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생물보안법 영향에 따라 경쟁사인 중국 CDMO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줄어드는 부분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미국·유럽에 이은 세계 3위권인 일본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를 위해 일본 도쿄에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위한 세일즈 오피스를 개소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세일즈 오피스는 지금까지 미국 뉴저지와 보스턴 2곳뿐이었다. 도쿄가 유럽에 앞서 미국 외 지역에 열리는 첫 영업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는 핵심 축이 될 걸로 점쳐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개소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도쿄 세일즈 오피스를 통해 고객사와의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될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