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이 끝난 후 당의 투톱인 추경호 원내대표와 따로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추 원내대표는 친윤석열(친윤)계 핵심으로 꼽힌다. 한 대표 측은 윤 대통령과 추 원내대표의 별도 회동을 "몰랐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국정감사대책회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전날 의원들과 여의도에서 만찬을 한 뒤 (대통령실에서) 연락이 있어서 (윤 대통령과의) 자리에 잠시 들렀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직접 연락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 방식을) 일일이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의 만남 배경에 대해 추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필요할 때 의원들에게 불시에 연락해 가벼운 자리를 가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통상적인 일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한 지 4주 만에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한 '3자 면담'을 가질 수 있었다.
한 대표 측은 윤 대통령과 추 원내대표의 만남을 "몰랐다"고 밝혔다. 전날 면담이 오후 4시쯤에 시작됐기 때문에 만찬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윤 대통령의 선택은 추 원내대표였다. 한 대표에 대한 '의도적 무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친한계 의원은 "한 대표가 (면담 후에 친한계 단체 텔레그램방에) 올린 거라고는 '윤한 면담 직후 대통령 만찬에 추경호 참석' 이거 하나였다"고 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추 원내대표의 만남을 불쾌하게 여긴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한 대표와의 회동 얘기가 있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추 원내대표는 "그런 얘기는 말씀드릴 수 없음을 양해해주기를 바란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다만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을 두고는 "의원들과 힘을 모아서 반헌법적 특검법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과의 ‘80분 빈손 회동’ 이후 ‘숙고’에 들어갔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박수영 의원과 연금개혁청년행동이 주최하는 ‘MZ세대가 생각하는 국가 미래를 위한 연금개혁 방향’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전격 취소했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옛날식으로 표현하면 (숙고를 위해) 산에 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 강화를 방문해 10·16 강화군수 보궐선거 승리 감사 인사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