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회동에서 당초 한 대표 측이 면담 장소에 '원탁 테이블'을 요청했으나, 대통령실이 거절한 것으로 22일 파악됐다. 한 대표 측은 "처음부터 독대 상대로 보지 않았던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면담 장소에 원탁을 비치할 것을 사전에 요구했는데, 대통령실이 거절했다"며 "독대 상대가 아니라고 본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전날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면담 장소에는 원탁이 아닌 직사각형 테이블이 놓여 윤 대통령을 마주 보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한 대표가 나란히 앉는 모습이 연출됐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당 대표가 대통령 만나는데 원형 테이블 요청하는 것은 정부 수립이후 처음 본다"며 "대화에 테이블이 중요하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 측에서는 노골적인 불만이 터져 나왔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집권당 대표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핵심 관계자는 "사진은 전형적인 검사실 구도 아닌가"라며 "윤 대통령은 검사, 한 대표는 변호인과 대동한 피의자로 보이게 좌석 배치를 한 것"이라고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또 "윤 대통령이 뒤늦게 나타난 것도 의도적으로 보인다"고 의심했다. 당초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외교 일정으로 면담 시간이 24분가량 늦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대표 측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50분 정도 늦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도 대통령실 관계자는 "면담 당시 현장에서 정무수석이 한 대표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계속 양해를 구했다"며 "대통령도 도착해서 늦어진 점에 대해서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이런 모습은 실제 대통령과 여당 대표나 유력 대선주자와 과거 회동 때와 비교해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2011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차기 유력 대선주자였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면담도 원탁에서 이뤄졌다. 2015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독대도 대형 테이블에서 진행됐으나,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전날 면담과 달리 배석자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