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측, 대통령실에 '원탁 테이블'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입력
2024.10.22 10:30
"검사와 피의자 구도 만든 것"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회동에서 당초 한 대표 측이 면담 장소에 '원탁 테이블'을 요청했으나, 대통령실이 거절한 것으로 22일 파악됐다. 한 대표 측은 "처음부터 독대 상대로 보지 않았던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면담 장소에 원탁을 비치할 것을 사전에 요구했는데, 대통령실이 거절했다"며 "독대 상대가 아니라고 본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전날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면담 장소에는 원탁이 아닌 직사각형 테이블이 놓여 윤 대통령을 마주 보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한 대표가 나란히 앉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에 대해 한 대표 측에서는 노골적인 불만이 터져 나왔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집권당 대표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핵심 관계자는 "사진은 전형적인 검사실 구도 아닌가"라며 "윤 대통령은 검사, 한 대표는 변호인과 대동한 피의자로 보이게 좌석 배치를 한 것"이라고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또 "윤 대통령이 뒤늦게 나타난 것도 의도적으로 보인다"고 의심했다. 당초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외교 일정으로 면담 시간이 24분가량 늦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대표 측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50분 정도 늦었다"고 주장했다.

이런 모습은 실제 대통령과 여당 대표나 유력 대선주자와 과거 회동 때와 비교해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2011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차기 유력 대선주자였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면담도 원탁에서 이뤄졌다. 2015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독대도 대형 테이블에서 진행됐으나,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전날 면담과 달리 배석자가 없었다.



강진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