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회담이 빈손 회담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친한계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한 대표가 굉장히 씁쓸해했다"고 전했다.
김 최고위원은 2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전날 한 대표와 연락한 후기를 전하며 "한 대표는 저희가 드려야 될 말씀을 다 드렸는데, 그것에 대한 (대통령의) 반응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며 "별로 성공적인 결과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에 따르면 한 대표는 당과 대통령실의 인식 차이가 크다는 점을 씁쓸해했다. 그는 "한 대표가 어떤 점을 씁쓸해했냐"는 진행자 질문에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논란이 이 정권 출범 이후부터 2년 반씩이나 블랙홀로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지 않냐"며 "대통령께서 잘하신 부분도 많은데 김 여사 블랙홀 때문에 빛을 못 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고 여야 의정갈등 문제를 처리하지 못하면 앞으로 우리가 선거에서 어렵고 힘들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해서 매듭을 짓기 위해 대통령을 만나 뵀다"며 "현재 상황에 대한 당의 인식과 대통령실의 인식 차이가 너무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담은 오후 4시 30분쯤부터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통화, 영국 외교장관 접견 등 대통령의 외교 일정으로 25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이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대표가 (회담을) 4시 30분부터 하기로 해서 도착했는데, 대통령께서 25분 정도 늦게 오셨는데 대표를 그냥 밖에다 세워놨다"며 "안에서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밖에 계속 서 있게 했다. 어제 이 장면에서 충격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또 "용산에서는 6, 7명이 우르르 서 있고, 당에서는 아무도 없이 한 대표 혼자 들어가 있는 것인데, 그것도 모양이 너무 이상했다"며 "대통령은 두 팔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있고, 정진석 비서실장과 한 대표는 뒤통수만 보이는 모습으로 사진이 계속 배포됐는데, 교장선생님이 학생들을 두고 훈시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사진들이어서 상당히 놀라웠다"고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한 대표나 언론에서 이른바 김 여사 라인이라고 얘기한 비서관도 같이 대동해서 왔다"며 "그것은 대놓고 당 얘기를 들어줄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명시적인 메시지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면담과 비교해 보면 너무나 차이가 나지 않냐. 그 당시엔 (윤 대통령이) 이 대표 옆에 같이 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의전도 최대한 해 주신 걸로 알고 있다"며 "자기 당의 대표에게 용산에서 했던 의전은 너무 심했다. 이런 식으로 할 거면 왜 (면담을) 하자고 하신 것인지 의문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