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2주가량 앞둔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남부 경합 지역인 노스캐롤라이나주(州)를 찾아 불법 이주민 문제를 꺼냈다. 불법 이주민을 돕는 일에 연방정부 예산이 사용되느라 허리케인 피해를 본 지역에는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기존 주장을 또다시 반복하며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저격한 것이다.
이날 트럼프는 지난달 허리케인 '헐린'으로 큰 피해를 입은 노스캐롤라이나 서부 스완나노아를 방문해 피해 및 복구 상황을 점검했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연방 재난관리청(FEMA)을 언급하더니 "불법 이민자를 수용하는 데 예산을 다 썼다"며 "그들은 이번 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불법 이민자를 수용하는 데 돈을 쓰지 말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미 CNN방송은 "트럼프가 '불법 이주민에게 연방정부 예산을 쓰느라 허리케인 피해 지원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재차 펼쳤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허리케인 피해 대응과 관련, "그것은 자연의 힘이고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백악관이 한 것보다 더 나은 일을 하려면 좀 더 나은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허리케인 대책이 미흡하다는 비판이었다.
트럼프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남부 그린빌 유세에서도 허리케인 피해 지원 등과 관련해 "여러분은 연방정부로부터 충분히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들이 예산을 불법 이주민에 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노스캐롤라이나에 쓸 돈이 남아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집도 잃고 가족도 잃었으나, 그들은 사전투표에서 기록을 세우고 있다"며 "이곳은 '트럼프 지역'이기 때문에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대선 경쟁자인 해리스를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카멀라 해리스가 (대통령으로서) 4년 더 재임하면 노스캐롤라이나는 경제적 황무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방정부의 허리케인 피해 지원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노스캐롤라이나에서의 우위 확보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게 트럼프의 바람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